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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심사고' 감정기관 국과수를 방문하다

정현환
기사승인 : 2024-05-14 17:36:18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은 최소 30일~최대 60일 이뤄져
사고기록장치(EDR)뿐 아니라 차량의 다양한 모듈을 교차검증
의심사고 감정 건수 증가하나 내년 예산 삭감·인력 감축 예정

최근 인명피해를 동반한 급발진 의심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국내 유일의 감정 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기자는 지난 13일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국과수 본원을 찾았다.

 

국과수 교통과는 급발진 의심사고를 감정하는 부서다. 감정 의뢰를 받은 사고를 교통과 차량안전실 3명이 분석한다. 서울연구소는 3명, 대전과 대구, 부산연구소 각각 2명, 제주출장소 1명이다. 이들이 최소 30일에서 최대 60일 동안 감정한다.

 

교통과 외부는 차량을 점검하는 잘 정비된 각종 장비와 도구로 가득했다. 마침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을 앞둔 상용차 1대가 주차돼 있었다.

 

▲ 지난 13일 강원도 국과수 본원 교통과에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을 받은 봉고 EV가 주차돼 있다. [정현환 기자]

 

국과수 교통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봤던 실험실과 흡사했다. 교통과는 △제동장치 및 조향장치 등의 차량 결함 검사 △사고기록장치(EDR, Event Data Recorder) 분석 △자동차 보험사기 분석 △도주차량 식별 검사 등의 감정 업무를 담당한다. 자동차와 관련된 각종 사고와 범죄 사건 현장에서 채취된 증거물에 대해 법과학적 법공학적 해석과 감정을 수행한다.

김종혁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교통과 차량안전실장은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 개념에 대해 "자동차가 정지 또는 매우 낮은 초기 속도에서 명백한 제동력 상실을 동반하는 의도하지 않고 예상하지 않은 고출력 가속도를 내는 사고"라고 규정했다

또 감정에서 EDR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DR은 항공기 블랙박스와 같은 매우 중요한 장치로 0.5초 단위로 자동차 사고 충돌 5초 전부터 차량 내부에 있는 중요 센서 데이터의 기록을 저장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EDR에 자동차 속도(km/h)와 엔진 회전수(rpm), 가속페달 밟음량(%)과 브레이크 페달 밟음 여부(on/off), 조향핸들 각도(deg) 등이 저장된다"며 "특히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와 AEB(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내용이 기록돼 첨단 기능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 김종혁 국립수사과학연구원 교통과 실장. 김 실장은 지난 13일 "EDR은 항공기 블랙박스와 같다"며 이 장치에 차량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환 기자]

 

그는 "EDR의 기록 항목은 미국의 경우 15개의 필수 기록 항목과 30개의 선택 기록 항목으로 총 45개를 법규로 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55개의 필수 기록 항목과 12개의 선택 기록 항목으로 총 67개를 법규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과수에서는 EDR의 기록 항목들을 전체적으로 분석하고 신뢰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검증하여 국과수 급발진 의심 사고 감정 매뉴얼에 따라 감정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실제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과정을 일부 살펴봤다. 국과수 전문인력이 최소 한 달간 매달려 EDR뿐 아니라 차량의 다양한 모듈을 하나하나 확인한다고 한다.

▲ EDR 기능이 탑재된 에어백 제어기(ACU, Airbag Control Unit)를 검사하고 있는 김종혁 국과수 교통과 차량안전실장. [정현환 기자]

 

김 실장은 "국과수 교통과는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이라는 구호로 다양한 교통사고의 과학적 진상 규명에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가 느는 상황에서 인력 증원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휴일 없이 감정에 매달리고 있는데 예산은 오히려 깎일 예정이고, 감정 인력은 축소될 예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2019년에 58건이었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가 2022년부터 76건, 2023년엔 117건으로 증가했다. 내년에도 증가세 지속이 예상되지만 감정 인력은 1명 줄어들 예정이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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