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윤리위 징계 등 응징 골몰…친한계와 내전 불가피
중진 33명, 張퇴진 서명에 침묵…안철수는 張과 공조
유용원 "安 안타깝다"…박지원 "安, 張에 꼬리 흔들기"
국민의힘은 13일 전체 당협위원장을 당원 투표로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직강화특위로부터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당협위원장들을 일괄 사퇴토록 한 뒤 당원 투표로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해 결정해달라는 보고를 받았다. 당협위원장 임기를 자동 연장하는 관례를 깨고 전체 당협을 사고 당협으로 만들어 조직 정비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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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조강특위 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최고위에서 당협위원장이 그냥 유임되는 게 아니라 당원에게 선출되는 절차로 의결하면 전석이 사고 당협이 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에서 이런 방식을 포함한 결정을 하기 위해 당헌·당규 절차대로 시도당위원장과 사무총장 의견을 청취한 내용을 두고 다음 최고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강특위에 따르면 사고 당협은 32곳이다. 과거 당무감사위가 위원장 교체를 권고한 당협도 27곳 있다. 특위가 큰 논란 없이 보강 작업을 할 수 있는 곳들이다.
하지만 전체 당협위원장이 사퇴해 교체 대상이 된다면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대다수 지역에서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당협위원장은 사실상 총선 공천을 예약하는 자리다. 잘리면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당원 투표 선출안은 장동혁 대표가 비당권파를 물갈이하려는 '보복 정치'의 일환으로 여겨져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친한계 당협위원장이 대거 표적이 되면 내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전날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당헌·당규상 전 당원 투표나 책임당원 투표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20%가 싸우고 있다. 80%가 싸우는 정당으로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여 투쟁력'을 핑계 삼아 자신의 노선에 찬성하는 인사로 조직을 채우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친한계 우재준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 많이 교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체 당협의 사고 당협화 추진과 관련해 "그렇게 넓혀서는 안 된다. 오해를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그간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비당권파를 '응징'하는데 골몰해왔다. 윤리위를 통한 징계가 대표적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제명돼 당을 나갔고 배현진 의원 등 친한계 일부도 징계를 받았으나 법원 판결로 구제됐다. 지금은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에 대한 징계 심의가 진행 중이다.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는 18일 결정되는데 중징계 가능성이 점쳐진다. "장 대표가 보복 정치로 견제 세력을 없애려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후 사퇴 압박을 견디며 연임 의욕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그가 당협위원장 물갈이를 꾀하는 건 연임을 노린 당권 강화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 노선으로 일관하며 민심과 멀어져 리더십을 잃고 사퇴론에 시달려왔다.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의힘이 중도를 포괄하는 보수 통합과 강도 높은 혁신을 해야한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 만큼 장동혁 지도부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장 대표가 거부하면서 변화의 기회를 놓쳤고 중도층은 다시 돌아섰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잇단 악재로 내림세인데, 국민의힘도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 11일 전국 성인 남녀 1033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44.2%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3.5%포인트(p) 떨어졌다. 2주 전엔 51.7%에서 47.7%로 4%p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9%p 내려 30.1%를 기록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로 2주 전 31.3%에서 31.0%로 0.3%p 떨어졌다. 국민의힘이 반사이익도 '줍줍'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만큼 불신받고 있다는 얘기다. 혁신·통합 없이 계파싸움에만 골몰한 탓이다. 장 대표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게 중론이다.
침묵으로 일관해 온 중진 의원 책임론도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 중 33명이 3선 이상 중진이다. 최근 장 대표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당원·시민 2만70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연판장이 만들어졌다. 이를 주도한 박인규 책임 당원은 지난 11일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33명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단 한 명도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진 중에는 친한계들도 있는데, '장동혁 퇴진론'에는 공식적으로 거리를 둔 것이다.
중진들도 "장동혁 체제로는 미래가 없고 2028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인식에 공감한다. 하지만 장 대표 퇴진 요구, 나아가 대안 모색에는 고개를 젓는다. 현상 유지를 해도 별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영남권에 몰려 있다. 강성 지지층에 영합하고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보장된다. 굳이 변화를 외치며 장 대표 눈 밖에 날 이유가 없다. 박정하 의원은 지난 11일 MBC라디오에서 "보수 통합이나 당의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다"며 "중진 의원들이 너무 야속하다"고 하소연했다.
안철수 의원은 되레 퇴행적 행보를 보여 도마에 오른다. 친한계와 날을 세우며 극우와 가까운 장 대표와 공조하는 모양새다. 차기 당권 도전이나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친한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입당한 안 의원이 한동훈에 대한 일부 거부감을 자극해 약한 당내 기반을 다지려는 계산"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복당 운동권'을 근절해야 한다"며 "당 밖 특정인에게 봉사하고 이를 위해 '레커'질을 하며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리적 오점을 남긴 분들은 걸러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과 친한계, 권영진 의원 등을 저격한 것으로 읽힌다.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용원 의원은 뉴스1TV '팩트앤뷰'에서 "지방선거 결과가 당에 보여준 핵심 메시지는 중도층을 포함한 외연 확장을 통한 보수 재건"이라며 "그런데 덧셈 정치가 아니고 뺄셈 정치를 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여당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저희가 잘 흡수하지 못 하고 있다"며 "이 현실이 복당 운동권 때문이냐. (안 의원의) 그 말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안 의원 참 안타깝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을 노리는지는 모르지만 각을 세우던 장 대표에게 꼬리를 흔들기 시작한다"고 비꼬았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은 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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