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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세대의 '소확행', 삼포적금을 아시나요

장기현
기사승인 : 2019-02-19 11:55:43
매달 일정 금액으로 여러 포인트 거쳐 항공 마일리지 전환
퍼스트 클래스 경우 6분의 1가격에 항공권 살 수 있어

'삼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는 대신 자기가 원하는 몇 가지에 집중해 투자하는 모습을 보인다. '삼포적금'도 그 중 하나다.

 

▲ 삼포적금은 삼성포인트 적금의 줄임말로,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넣듯이 포인트를 구매해, 결국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아시아나·셔터스톡 제공]

삼포적금은 삼성포인트 적금의 줄임말이다.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넣듯이 포인트를 구매한 뒤, 여러 단계를 거쳐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구매한 항공 마일리지와 다른 경로를 통해 얻은 마일리지를 합쳐 비즈니스 좌석이나 퍼스트 좌석을 싼값에 발권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여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이 적금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사는데, 이 정도 사치는 누려도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월 10만원씩 10개월이면 6만6600마일리지 적립


삼포적금으로 마일리지를 쌓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토스, 하나멤버스, OK캐쉬백, 신세계포인트, 삼성포인트 순으로 구매한 포인트를 이동시켜 마지막에 항공사 제휴카드를 이용해 마일리지로 최종 변환하는 것이다.

 

▲ 한눈에 보는 삼포적금 [그래픽 김상선]

 

일단 토스에 10만원을 충전해 하나머니 10만 포인트로 전환한다. 그 다음 하나머니를 OK캐쉬백 10만 포인트로 바꾼다. 그리고 다시 OK캐쉬백 포인트를 신세계포인트 10만점으로 교환한다. 신세계포인트를 삼성포인트로 바꾸려면 '신세계 삼성체크카드'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삼성포인트 10만점을 얻을 수 있다. 삼성포인트는 월 10만 포인트, 연 100만 포인트로 전환한도가 제한돼 '적금'이라고 불린다.


이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바꾸려면 'SC제일은행 삼성체크카드'와 'BC아시아나 제휴카드(우리은행 아시아나클럽카드)'가 있어야 한다. SC리워드 포인트를 거쳐 100만 삼성포인트를 아시아나 6만6600마일리지(전환율 15:1)로 전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제휴카드(전자랜드 삼성카드7)'만 있으면 되지만, 전환한도가 30만 삼성포인트라 최대 대한항공 2만 마일리지(전환율 15:1)로 바꿀 수 있다. 나머지 70만 삼성포인트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적립하거나, 전환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경로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적립하는 방법도 있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신세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삼포적금 성공기가 잇따라 올라온다. 지난해부터 시작했다는 A씨는 "삼포적금과 마일리지 적립률이 높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해서 1년 만에 대한항공 3만 마일리지, 아시아나항공 12만 마일리지를 모았다"며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뉴욕을 다녀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 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의 공제 마일리지 표에 따르면 평수기 성인 1명 왕복 기준 미국이 이코노미 7만, 비즈니스(프레스티지) 12만5000, 퍼스트(일등석) 16만 마일리지가 공제된다. 삼포적금의 전환비율(15:1)을 적용하면 대략 이코노미 105만원, 비즈니스 187만5000원, 퍼스트 240만원 정도로 환산할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도 대한항공과 크게 다르지 않다.


13일 기준 한국에서 14일 출발해 16일 돌아오는 뉴욕행 대한항공 티켓 가격은 이코노미 175만원, 비즈니스 702만원, 퍼스트 1273만원이다. 삼포적금을 이용할 경우 일반 가격에 비해 이코노미는 2분의 1, 비즈니스는 4분의 1, 퍼스트는 6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마일리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좌석승급이나 이코노미보다는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선택해야 한다.

 

전자랜드 삼성카드7 발급을 위해 용산 전자랜드를 방문한 B씨는 "삼포적금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세계"라고 했다. 전자랜드의 한 매장에는 하루 평균 30명 넘는 이들이 카드발급을 위해 들른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 말에는 하루에 100팀 이상이 방문해 영업이 힘들 정도였다"며 "오전 중에만 10팀 넘게 카드를 발급해줬다"고 밝혔다.


소비자 중심 포인트·마일리지 정책 활성화 시급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의 마지막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전자랜드 삼성카드7'과 '우리은행 아시아나클럽카드' 등의 신용카드는 점점 발급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같은 기능을 담당했던 많은 카드들이 단종됐고, 이 카드들도 머지 않아 단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B씨도 "커뮤니티에서 단종될 수도 있다는 글을 봤다"며 "그래서 서둘러 점심시간을 이용해 발급받으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 스사사(스마트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 홈페이지 캡처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포적금에 사용된 카드들이 삼포적금 때문에 단종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수익성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인하, 대출 제한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판매가 부진한 카드는 리뉴얼 작업 중"이라며 "전자랜드 삼성카드7 또한 같은 선상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포인트 이동을 통해 마일리지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소비자 중심의 포인트·마일리지 정책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삼포적금의 경우 소확행의 독특한 형태인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모습을 보인다"며 "과소비 같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자기만족을 위한 현명한 소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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