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김윤주의 주마등] 수족구병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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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4-07-12 10:47:16
유치원 선생님 전화 올 때 마다 마음이 '덜컹'
아이들 사이서 수족구병·장염 유행…노심초사
맞벌이 부모, 아이 아프면 '돌봄 문제' 늘 걱정
정부 '인구전략기획부' 저출생 체감정책 내놓길

 

▲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전화만으로 날 두렵게 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유치원 선생님'이다. 전화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아이가 아프거나, 말썽을 부리거나. 어느 쪽이든 엄마 마음은 '덜컹'거릴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유치원에서 전화가 오자 덜컥 겁부터 났다. 전염병이 돌고 있어서다. 여름만 되면 잊지도 않고 기어코 찾아오는 '수족구병'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지독한 놈'이다. 0~6세 영유아에게 주로 발병한다. 안 걸리는 게 최선이다. 걸리면 최소 일주일은 아이·엄마 고생길이다.

 

▶다행히 '수족구 의심 전화'는 아니었다. 아이가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해 염려된다는 용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아이의 짝꿍은 '장염'에 걸렸다. 이를 알고 아이에게 "혹 배가 아프면 선생님께 말씀드려"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아이는 배가 조금만 아파도 선생님께 다 보고를 했던 것이다. 놀랍게도 행동은 보고와는 딴판이었다. 점심엔 고기를 더 먹겠다고 했으며 간식 주먹밥은 세 번이나 먹었다고 했다. 선생님께 아이의 '먹방 보고서'를 들으니 조금 민망했다. 아프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현재 유치원에선 매일 문자를 발송한다. '[X월 X일 X시 기준] O반 수족구 O명, O반 장염 O명' 마치 코로나 확진 현황 문자를 다시 보고 있는 것 같다. 아픈 아이가 늘어날 때마다 안타깝다. 이러다 우리 아이도 걸릴까봐 무섭기도 하다. 아이가 아프면 마음도, 머리도 아프다. '맞벌이' 부모인지라 현실적인 문제들이 강타한다. 전염병에 걸린 아이는 완치 때까지 유치원에 가지 못한다. 그게 보통 일주일이다. 당장 '누가 돌보냐'부터 걱정이 시작된다. 누군가는 연차를 내야 한다. 회사원으로서의 고민도 크다. 부모·회사원 '투잡'이 쉽지 않다. 여기저기 눈치가 보인다.

 

▶비단 우리 부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같은 맞벌이 친구네는 아이가 아프자 멀리 사는 '엄마'를 소환했다. 도저히 부부끼리는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모든 걸 계산하게 된다. 아이 상태·회사 상황·잔여 연차 등을 따져봐야 한다.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걸리는 해결책은 '엄마 찬스'다. '엄마의 엄마'도 참 애달픈 업이다. 아이 하나에도 쩔쩔매니 다자녀 부모의 고충은 더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어떤 부부는 '맞벌이'를 포기한다. 또 어떤 부부는 '아이'를 포기한 딩크족으로 산다. '포기'가 당연한 세상인데 대책을 마련해야할 정부·여당은 맥을 못 짚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학생을 조기입학 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은 저출생 대책으로 '케겔운동'을 내세워 뭇매를 맞았다. 정부가 신설하는 '인구전략기획부'는 제대로 해야 한다. '혹시나' 기대를 해본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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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기자
김윤주 기자 '주마등(走馬燈)' 세상을 살아가며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글로 적습니다. ▲ 지역신문컨퍼런스 젊은기자창 부문 대상(2014) ▲ 한국기자협회 에세이 공모전 대상(2020) ▲ 한국기자협회 정론직필 사행시 공모 장려상(2021) ▲ 한국기자협회 기자의 세상보기 시 부문 장려상(2022) ▲ 한국편집기자협회 제250회 이달의 편집상(2022) ▲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우수회원상(2023) ▲ 칼럼 [김윤주의 酒절주절] 2017~2018년 연재 ▲ 칼럼 [충청로2] 2018~2024년 연재 ▲ 칼럼 [김윤주의 주마등]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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