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한덕수·이주호·박민수…의정갈등 키우는 내각의 부적절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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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이주호·박민수…의정갈등 키우는 내각의 부적절한 입

박지은
기사승인 : 2024-09-04 11:30:50
韓 "전공의 제일 잘못" 역풍…의료계 "현실인식에 유감"
이재명 "의료대란이 의사탓이라니"…韓 책임 전가 비판
'6개월 버티면 이긴다' 李 발언…野 "생명 위협에 무대책"
朴, '의새' 표현 등 잦은 물의…"의식불명 아니면 경증"

의료 공백 심화의 책임을 의사에게 돌린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이 역풍을 맞고 있다. 의료계 반발은 물론 정치권 비판도 거세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정 갈등에 대해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불렀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들에게 가장 많은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힌 '공적 1호'로 꼽힌다. 의사를 비하하는 '의새' 표현이 대표적이다. 의정 갈등을 되레 키우는 윤석열 정부 정책 책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꼬리를 무는 모습이다.   

 

▲ 한덕수 국무총리(왼쪽부터), 이주호 교육부 장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KPI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한 문장의 짧은 글을 올렸다. "의료대란이 의사탓이라니, 그렇다면 민생파탄은 국민탓이고 경제위기는 기업탓이겠습니다"라고 묻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의료대란 원인을 전공의들 탓으로 돌린 한 총리를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총리는 전날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의료 공백으로) 국민이 불안하고 어려운 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민주당 정일영 의원의 질문을 받았다. 한 총리는 "국민의 불안은 결국 중증환자와 난치병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행동을 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의정 갈등 원인 제공이 어디서 시작이 됐는가를 보면 갑자기 (정부에서) 의사들과 전혀 상의 없이 2000명에 해당되는 의대 정원 증원을 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한 총리를 직격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무총리의 현실인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부의장은 한 총리가 지난 4월초 "전공의에게 너무 많은 희생을 요구해왔다"고 말한 것을 소환하며 꼬집었다. "4월에는 전공의들에게 간을 빼줄 듯 말씀하다가 이제 와 사태가 악화되니 '전공의들이 나쁜놈들이야' 이러신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6개월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 기다려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파장을 불렀다. 당시 현장에서 일부 의원은 '의사가 싸움의 대상이냐'며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도 이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환자와 우리 국민들 모두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이 부총리의) 무대책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부총리는 "'이긴다'는 표현은 썼지만 '6개월 버티면'이란 표현은 제 기억에 없다"고 해명했다.

 

박 차관의 부적절 발언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는 지난 2월 20일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정책 근거자료를 설명하며 "여성의사 비율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이런 것까지 가정에 모두 집어넣어서 매우 세밀하게 추산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서는 "여성의사가 늘어 전체 의사가 부족하고,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미냐"며 공분이 일었다.

 

그는 3월 21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1년에 기증되는 카데바(교육용 시신) 수가 약 1200구 정도인데 부족하면 수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사후 의대에 시신 기증을 서약한 가족들이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마치 도구로 보는 것"이라고 항의한 바 있다.

 

그는 같은 달 17일에는 한 방송에 나가 "대한민국의 의사가 하나도 현장에 남아 있지 않는다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실어 날라서 치료하겠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응급실 등 인력부족은 의료개혁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2월 전공의가 이탈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도 한 총리와 같이 전공의 탓을 한 셈이다.

 

박 차관은 또 "중증은 거의 의식이 불명이거나 본인이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거나 이런 경우들이 대다수다. 어디가 찢어져 피가 많이 난다는 것도 경증에 해당된다"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말해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인식"이라는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또 윤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가 올라갔다는 관측이 나왔고 주범으로 박 차관이 지목됐다.

 

국민의힘에선 의료계와의 대화 시도를 위해 박 차관을 경질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적잖다. 나경원 의원이 지난달 28일 의정 갈등 해소 방안과 관련해 "책임자들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박 차관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차관은 전날 일일브리핑에서 "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이를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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