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일본은행 금리 인상에도 '엔저'…"상승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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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금리 인상에도 '엔저'…"상승 시간 걸릴 듯"

황현욱
기사승인 : 2024-03-21 17:31:31
BOJ,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YCC 정책 폐기에도 엔화 약세 지속
"답답할 정도로 등락세 보일 것…현 시점 기준 10% 이상 수익 어려워"

일본은행(BOJ)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 2007년 2월 이후 17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지난 8년 동안 지속됐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해제된 큰 의미도 담겨있다.

 

다만 금리인상에도 여전히 엔화는 약세다. 전문가들은 엔화 상승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6.9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9일(891.19원) 대비 14.23원 내렸다.

 

19일 BOJ가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엔화 가치는 오히려 뚝 떨어진 것이다. 

 

"엔화 약세, 당분간 지속될 것"

21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이코노미스트와 프라이빗뱅커(PB)들은 엔화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한다.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7명은 단기정책금리 인상에 찬성했지만, 2명은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연내 추가 인상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는 "소폭 인상 외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고 여겨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지만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일본은행 총재의 표현 자체도 완화 기조를 이어간다고 하는 등 긴축이라고 보기도 애매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가 저점은 통과했다고 볼 수 있지만 급격하게 환율이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일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지금 당장 엔화는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한 것 자체만 보면 의미가 있지만 인상 폭이 미미할 뿐 아니라 시장이 예상한 수치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행이 YCC 정책은 폐지했지만, 국채금리 안정을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일본 중앙은행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부장은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으나 장기물 국채를 3조 엔 규모로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엔화 상승을 속도조절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엔저는 미국 금리와 일본 금리 갭차이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까지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화 950원 돌파 가능성 있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엔화예금은 일본은행 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라 규모가 98억6000만 달러로 1월 대비 4억6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엔화예금 규모가 100억 달러에 육박한 셈이다.

 

▲거주자 엔화예금 잔액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엔테크'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엔테크'에 대해선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를 정상화하겠다는 시각은 분명히 갖고 있다"라면서도 "일본 관점에서 금리 상승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미국 달러보다 금리를 인상하는 엔화가 점차 강세를 보일 것이다"라며 "현재 엔화는 30% 저평가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880~890원선에 머물러있는 원-엔 환율은 올라가긴 하겠지만 천천히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말에는 930원 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이코노미스트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입장에서 엔화 환율 상승 속도가 답답할 정도로 등락을 보일 것"이라면서 "투자 대안이 '엔화'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기다리는 게 과연 좋은지 의문이 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연평균 엔화 환율을 910원 대로 내다봤다.

박 이코노미스트 역시 '단기 투자'보다 '장기 투자'에 표를 던졌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원-엔 환율은 지금 880원대이며, 올해 말 940~950원대를 전망한다"라면서도 "현시점 기준 10% 이상 수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화 상승의 변수는 '미국 대통령선거' 이슈라면서 "트럼프·바이든 모두 자국 보호주의적 색채가 강하고, 대선 직후 미국 우선주의 강화시 안전자산 소모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안전자산 소모 환경이 조성될 때 엔화는 950원 선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부장은 "이르면 6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엔화 환율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엔-달러 환율이 140~145달러선이 되면 원-엔 환율은 920~950원 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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