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경제위기에 금과 비트코인이 치솟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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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에 금과 비트코인이 치솟는 이유

류순열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19-05-16 13:18:36
역사적으로 금은 '진짜 돈'…위기 맞으면 최고 안전자산으로 부상
글로벌 통용력 갖춘 비트코인,위기시 대안화폐 기대감에 투기수요 가세
▲ 금과 비트코인은 위기에 강하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지구촌 경제가 불안해지자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뛰고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에 놀라 세계 증시는 가라앉는 중이다. 반대로 뛰는 것도 있다. 금과 비트코인이다. 국내 금시장은 활기가 돈다. 일일 거래량이 최근 두 배로 늘고 가격도 상승세다. 4월 중순 1g당 4만6000 원대였는데 요즘 5만 원을 넘본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 한달여전 400만 원대였던 비트코인은 폭등을 거듭해 1000만원을 뛰어넘을 기세다.


금은 왜 위기에 강한가 


금은 위기에 더욱 빛난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대대적으로 벌어진 금모으기 운동은 금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세계 금융위기에도 금값은 뛰었다.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덕분이다. 단순히 귀금속이어서가 아니다. 금의 역사성 때문이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는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역사적으로 금은 '진짜 화폐'였다. 종이돈은 금을 담보로 발행한 형식적 화폐였다. 화폐 유동성을 위해 종이돈이 발명된 것이다. 1971년 미 달러의 금 태환제가 폐지될 때까지 금은 궁극의 진짜 화폐였다. 경제가 극한의 위기에 처할 경우 금이 '최후의 결제수단'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 같은 역사성 때문이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은 그래서 금과 대비해 종이돈을 '가짜 돈'(Fake money)으로 표현했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이자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도 지속적으로 금 투자를 권한다. "종이돈과 미국 국채를 믿지 말라"면서. 마크 파버는 블랙먼데이(black Monday)로 알려진 1987년 주식 붕괴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예언해 '닥터 둠'으로 불린다.


결국 금의 이런 역사성이 위기시 금과 화폐(종이돈)의 처지를 가른다. 위기가 닥치면 '진짜 화폐'라는 금의 역사성이 살아나는 반면 법정화폐는 가짜돈, 형식적 화폐의 속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금값이 다시 뛴다는 건 경제가 극한의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일 것이다.


비트코인도 안전자산?


가격 상승세로는 비트코인이 금을 압도한다. 상승 속도가 열 배다. 금값이 하루에 1%대로 오른다면 비트코인은 10%대로 뛴다.그렇다고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기자산, 위험자산으로 봐야 한다"(문영배 디지털금융연구소장)는 견해가 많다. 심하게 널뛰기하는 가격이 말해준다.

그럼에도 위기시에 급등하는 것은 국가 단위 법정화폐가 갖지 못한 글로벌 통용력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경을 뛰어넘는 통용력으로 경제 위기시 대안화폐로서의 기대감이 커진다는 얘기다.


비트코인의 대안화폐 가능성과 기대감의 뿌리도 그 태생에 있다. 비트코인은 시장실패, 신뢰위기에서 태어났다.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고삐 풀린 금융에 대한 반감으로 창조됐다. 태생적 속성이 불신과 저항이다. 버블을 키우고 키우다 마침내 폭발해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정직하지 않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의 산물이었다.

정체불명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10월 세상에 공개한 비트코인 논문(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에서 기존 화폐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중앙은행이 화폐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필수적인데 국가 화폐의 역사는 이 믿음을 저버린 사례로 충만하며 은행 또한 신뢰를 저버리고 신용버블이라는 흐름 속에서 대출했다"고 일갈했다. 그래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치솟는다는 건 제도권 금융의 신뢰가 다시 흔들린다는 의미다.


금이냐, 비트코인이냐

오랜 세월 금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던 마크 파버도 비트코인에 눈을 돌렸다.  "지난 2월말 처음으로 비트코인(BTC)을 구매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뉴스BTC에 따르면 마크 파버는 그 즈음 금융 전문 미디어 캐시(Cash)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밝혔다. "암호화폐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통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면서. 그러면서도 그는 "비트코인이 '돈 거래의 표준(the standard for money transactions)'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거물의 비트코인 구매는 예사롭지 않다. 제도권 금융의 전설적 투자자가 암호화폐의 미래에 기대감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인 것은 아니다. 문영배 소장은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 투자대상으로는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요즘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는 것은 세계 경제 불안으로 커진 통화 대체 수요에 투기수요가 가세한 결과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아직까지 안전자산은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리얼 골드', 금이다. 이 때다 싶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는 다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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