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이사장,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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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이사장, 1심 무죄

김광호
기사승인 : 2018-08-23 10:58:55
법원 "명예훼손 고의 인정할 수 없다"
"공인에 대한 의문제기는 공론의 장에서 평가해야"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69)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 3월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23일 고 전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선고 공판에서 "명예훼손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의 자료나 진술 등을 보면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믿어 온 체제의 유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18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약 2년 만인 지난해 9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판사는 "사회적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만한 자유민주주의 혹은 공산주의 개념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공산주의란 개념에 일치된 견해를 가질 수 없어 보인다"며 "이 표현이 부정적 의미를 갖는 사실 적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논리적 정확성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피고인이 여러 논거를 종합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평가한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묵시적으로 표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적인 존재의 국가·사회적인 영향력이 클수록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은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하고, 이는 공론의 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이는 시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논박을 거치는 방식으로 돼야 하지, 형사 법정에서 (평가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부림사건'의 변호인이었다는 잘못된 사실을 발언하거나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때에 검찰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김 판사는 "그 자체만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를 침해할 만큼 구체성을 띠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예훼손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보수 성향 인사들로 가득 찬 방청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한국 언론의 자유가 살아 있다", "사법부 살아 있다"는 등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재판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방청했다.

한편, 2015년 문 대통령이 고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같은 사안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법원이 2016년 명예훼손을 인정해 3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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