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원주민 내쫓는 지방소멸대응 황당 사업"…함양군, '사계4U'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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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내쫓는 지방소멸대응 황당 사업"…함양군, '사계4U' 실효성 논란

최재호 기자
기사승인 : 2024-03-07 13:31:25
함양군,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에 선정돼 213억 확보…총사업비 1185억
병곡면 지리산 자락 지방정원 조성 90억 더해 2027년까지 추진 계획
백암산 일원에 축구장 42개 규모 개발…캠핑장-스마트팜에 골프장까지

경남 함양군이 인구 증가와 관광객 유치 목표로 대형 지방소멸기금 공모사업권을 따냈으나, 정작 해당 지역민들에 대한 사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아, 주민들이 사업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모 투자계획서에는 현지 사정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들어있는가하면 골프장 건립 계획까지 포함돼 있어, 개발 배경에 대한 갖가지 억측을 낳고 있다. 

 

▲ 함양 '사계 4U' 사업 계획도 [함양군 제공]

 

7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함양군은 지난해 11월 도청이 공모한 '경남 활력 온' 프로젝트에 '함양사계 4U' 사업이 최종 선정돼 총 사업비 213억 원을 확보했다. '경남 활력 온' 사업은 경남도가 지방소멸대응 광역기금을 인구감소지역에 배분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당시 6개 시·군이 공모에 응모했다.

함양군의 '사계 4U' 사업 규모는 지방소멸기금 213억 원을 포함해 총 1185억 원에 달한다. 사업 기간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이다. 여기에는 복합캠핑장과 스마트팜, 지방정원, 임대(오도이촌 렌탈하우스 50세대) 및 분양(50세대) 주택, 18홀 규모 대중골프장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돼 있다.

해당 사업지는 병곡면 광평리 일원 98만㎡(29만6450평·축구장 42개 크기)로, 부지 중심에 위치한 대광마을에는 예부터 살던 원주민 15세대와 함께 귀촌 4세대 등 19세대가 살고 있다. 광평리 일원 농지와 산지 일원 지주 상당수는 외지인으로 알려져 있다.

함양군은 이 사업과 관련, 공모사업 결정을 통보받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산림자원을 활용한 지방정원과 스마트팜을 연계한 귀농‧귀촌 인구 유입과 정착을 도모하겠다"며 "체류형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100세대 규모의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초대형 체류형 복합테마 프로젝트 추진이 정작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사전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더욱이 천혜의 산림 관광지를 자랑하는 함양군이 지방소멸기금과 별도로 90억 원(도비 30억)을 들여 지방정원을 조성하는 한편 이곳에서 일할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마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어서, 정원사를 위한 프로젝트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모 투자계획서에 현지 사정 맞지 않는 내용까지 포함돼 논란 가중
"골프장·정원사 위한 사업" vs "골프장 계획은 철회…주민 소통강화"

 

▲ 대광마을 주민대책위원회와 환경단체가 1월 24일 함양군청 앞에서 '함양 사계 4U' 사업에 대한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대광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여기에다 사업계획서에는 2025년 이후 18홀 규모 대중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포함돼 있다. 한달 평균 7500명씩 한명당 이용요금 13만 원을 받으면 연간 117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인데, 해당 지역은 여러 곳으로 계곡물이 흘러나가는 취수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함양군은 공모사업에 선정된 뒤 산촌타운개발TF팀을 새로 구성한 뒤 세부 공정을 위한 용역 준비에 들어가면서도, 정작 해당 지역 주민에는 올해 1월 말에야 개발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광평리 대광마을 주민들은 사업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 지난 2월 8일 함양군이 마련한 주민설명회 참석을 보이콧을 하는 등 조직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함양군은 주민설명회 이튿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회에는 많은 토지 소유자와 면민들이 참석해 사업에 관한 관심이 대단히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홍보, 주민들로부터 불신감을 키웠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함양군이 기금 공모에 참여하면서 제출한 투자계획에는 '지방정원 예정지는 해발 800m로 사계절 변화가 뚜렷함'이라고 돼 있으나, 실제 계획 장소는 400m에 위치해 있다. 해발 800m는 이웃 대봉산의 높이다.

 

주거단지 조성지 또한 백암산 줄기 지형상 건물의 방향이 '서북향'일 수밖에 없는데도, 대광마을이 자리잡고 있는 '정남향'과 같은 것처럼 서술함으로서 볕이 잘 드는 장소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종권 주민대책위원장은 이와 관련, "생계 터전인 논밭을 없애며 원주민을 몰아내고, 정원사 위주로 이주민을 받아들이겠다는 이런 사업이 지방소멸 기금 프로젝트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사업 예정지는 함양군의 취수원 지역으로, 이런 곳에 대규모 정원이며 캠핑장·골프장을 건립해 농약으로 오염시킨다는 것은 군민의 건강을 담보로 지방소멸을 막겠다는 해괴한 논리"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함양군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상림·하림 공원과 개평한옥마을을 연계하는 휴양복합공간에다 지방정원을 묶어 정주·생활 여건을 구축하는 사업"이라며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골프장 건립 계획은 지역 형편상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주민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사업을 원만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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