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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난·교통비 줄여준다던 '반반택시'의 개점휴업

강혜영
기사승인 : 2019-08-19 13:55:34
직접 앱 이용해보니 동승자 못 찾아
전문가 "승객·택시 모두 큰 이득 없어"

"죄송합니다. 함께 할 메이트를 찾지 못했습니다"


지난 12일 반반택시 앱을 통해 압구정에서 광화문, 성신여대 등 다양한 목적지를 설정해 30여 분간 탑승을 시도했지만, 스마트폰 화면에는 이 같은 문구가 떴다. 최대 10분이면 동승자와 매칭이 된다던 앱의 설명과는 달리 목적지를 바꿔가며 여러 차례 호출해도 "메이트를 찾지 못했다"는 안내만 반복됐다. 결국 동승자를 찾지 못해 이용을 할 수 없었다.


▲ 반반택시 앱 캡처

반반택시 이용에 실패한 것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일에도 종로 3가에서 안암동으로 가는 합승 택시를 부르고 10분간 기다렸으나 합승할 사람을 찾지 못해 허탕을 쳤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서비스를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용객이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반반택시는 이용객의 자발적 택시 동승을 중계해 심야 시간대 발생하는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출시된 앱이다. 지난 7월 17일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대상으로 선정돼 8월 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이용자들이 많지 않다. 도입 초기 단계라 홍보가 안 된 탓도 있겠지만, 손님이나 택시 기사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행 초기라 이용객 적고, 매칭 조건도 까다로워

반반택시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합승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객은 기존 요금의 절반 금액과 호출료를 내면 된다. 호출료는 밤 10시부터 새벽 12시까지는 1인당 2000원, 새벽 12시에서 4시 사이에는 1인당 3000원이 붙는다. 서울에서 일산까지 반반택시를 탔다는 한 이용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3만원 넘는 거리를 1만8000원대에 이용했다"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택시기사의 경우도 택시비에다가 호출료를 더 받고 운행 건당 플랫폼 사용료 1000원만 내면 된다.

▲ 구글플레이 스토어 화면 캡처


다만 이용자가 현재 적어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일반 이용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진 않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건수로 추정했을 때는 14일 누계 1000명 안팎에 불과하다. 택시는 3500대 이상인 것과 비교해 적은 수치다. 동승 조건도 까다롭다. 반반택시 앱은 동승자가 동성이며, 인접 1㎞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또 동승 구간이 최소 70% 이상 겹쳐야 하며 동승으로 추가되는 예상 시간은 15분 이하일 경우에만 매칭이 가능하다. 동승 지역도 강남, 서초, 종로 등 서울 12개 자치구로 한정돼 있다.

이용객·택시 기사에 큰 이득 없다는 지적도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심야 시간에는 많은 사람이 배차 수수료 등 웃돈을 주더라도 빨리 쉽게 가려는 욕구가 있다"면서도 "범죄 등의 이유로 합승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데 몇 천 원 할인을 받기 위해 낯선 사람과 좁은 공간에 타는 불편을 감수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연구위원은 "작년에 일본에서 비슷한 앱으로 사업했었다. 당시 사업담당자들이 일본 택시비가 우리나라보다 더 비싼데도 시민의 호응이 크게 없었다고 그랬다"면서 "다소 비싼 호출료 때문에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다면 호소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반반택시의 경우에도 1만 원이 넘는 장거리 운행의 경우에만 택시비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택시 사업자에게도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사업자 입장에서 합승 손님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2대가 가야 할 것을 1대가 가는 것"이라며 "합승 손님을 태우는 1대는 좋지만 다른 택시는 손님을 뺏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택시끼리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로 봤을 때는 큰 이득이 아닐 것"이라며 "택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 없이 기존 수요의 이동일 뿐이라면 사업자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지난달 전국 택시료가 5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있다. [뉴시스]


코나투스 "홍보 통해 가입자 확보할 방침"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인 코나투스의 김기동 대표는 이용객이 적어 서비스가 잘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오픈한지 10일째다. 플랫폼 서비스는 가입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못한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서비스가 원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기반이 어느 정도는 확보돼야 한다. 그런 기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마케팅 작업은 원론적으로 다른 스타트업이 하는 방식이랑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 및 택시기사들에게 실익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 김 대표는 "현재는 심야 시간에 일찍 귀가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다. 택시도 잘 안 잡히고 늦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동승으로 승차난을 해소해 빠르게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승이 활발해지면 수요가 늘기 때문에 택시 기사의 수입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합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풀어 나아가야 할 과제"라면서 "실명 인증 등 신원 확인을 정교하게 하기 때문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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