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업계 1위의 사회적 책임 저버린 경동나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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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의 사회적 책임 저버린 경동나비엔

김기성
기사승인 : 2023-10-12 14:51:33
5년 연속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 포함
귀뚜라미·린나이와 다르게 장애인 고용에 무신경
소비자 직접 영업 늘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

가을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누구나 따뜻한 곳을 찾기 마련이고 그래서 이 계절은 보일러 업체들이 치열한 광고전을 펼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보일러 업계는 1980년대 이후 아파트 신축 붐과 더불어 급격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누가 업계 1등이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가 대표 보일러’라는 표현을 두고 공정위에 제소하는 사례까지 빚어지기도 했지만 현재 시장은 경동나비엔이 1위라는데 업계 안팎에서 큰 이의가 없다.

그런데 바로 이 경동나비엔이 업계 1위의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 의무 고용비율을 지키지 않아 작년까지 5년 연속해서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기업 명단에 포함됐고 올해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 경기 일산 더타운몰 킨텍스점 일렉트로마트 경동나비엔 체험형 매장. [경동나비엔 제공]

 

장애인 의무 고용비율의 50%도 못 채우면 명단 공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민간 기업은 근로자 정원의 3.1% 이상을 장애인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 만약 이 규정을 지키지 못 할 경우 미달 비율에 따라 일정 금액의 부담금을 내도록 돼 있다.

특히 의무고용 비율인 3.1%의 절반 즉 1.55%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부담금과 함께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업’으로 지정돼 명단이 공개된다. 장애인 고용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보고 기업 이름을 공개해 창피를 주면 좀 나아지기 않겠느냐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경동나비엔, 5년 연속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해 기업의 불명예

그런데 보일러 업계 1위 업체 경동나비엔이 2017년 이후 작년까지 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장애인 고용비율을 보면 2017년 이후 2019년까지 0.7%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에는 0.68%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0.49%로 더욱 악화됐다. 2021년 기준으로 보면 상시근로자 1442명에 의무 고용인원 44명인데 비해 실제 장애인 고용은 7명에 불과하다.

전체 근로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 근로자는 7명에 많아야 9명 수준에서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나름 변명할 여지가 있겠지만 장애인 고용 추이를 보면 장애인 고용을 늘리겠다는 뜻이 전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2022년의 장애인 고용 실적은 이제 곧 연말이면 발표될 예정인데 이번에도 명단에서 빠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6년 연속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경동나비엔보다 더 무시하는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기업들은 대부분 외국계 기업으로 기업 이미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기업들이다.

제조업 특성이라지만 경쟁업체들은 불이행 명단에 없어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측은 제조업 특성상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직무가 한정적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같은 업계의 귀뚜라미나 린나이 등은 불이행 기업 명단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궁색한 변명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또 아무리 제조업이라 하더라도 모든 근로자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경동나비엔은 장애인 고용에 미온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애인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건비 뿐 아니라 건물과 공장의 시설이나 설비를 변경해야하기 때문에 기업에게 적잖은 부담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는 않는 기업의 상당수가 부담금으로 때우는 게 더 낫다는 계산을 한다는 애기가 있다.

경동나비엔은 1년 매출이 1조 원을 넘고 작년 영업이익도 597억 원을 기록했다. 더구나 작년 보일러 수출이 5억7000만 달러에 달해 국내 보일러 수출의 88%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업체들이 정확한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시장 점유 35% 수준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신들의 광고 문구처럼 ‘국가대표 보일러’회사다. 이런 기업이 돈이 아까워 장애인 고용을 미적거리고 있다고 믿기는 싫다.

소비자 직접 대면 영업 늘어나 브랜드 이미지 중요해져

보일러 회사들의 주된 고객은 지금까지는 아파트를 짓는 건설 회사나 시행사, LH 같은 기업이었다. 그래서 최종 소비자의 민감한 반응은 신경 쓰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아파트를 지을 때는 건설사가 보일러 회사를 결정하지만 교체할 때는 소비자가 정하기 마련이다. 현재 우리나라 보일러 시장은 이미 설치돼 있는 보일러가 1500만 대 정도이고 보일러 수명이 10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0만 대 전후의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 따라서 보일러를 교체하는 최종 소비자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또 보일러 시장이 정체되면서 최근에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등이 온수 매트, 카본 매트 등소위 전기장판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동나비엔도 인기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선정해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이쯤 되면 기업의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더구나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서 ‘S’는 사회적 책임을 말하는 것이고 대표적인 실천 사례가 장애인 고용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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