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김여사 '끝장 변호'로 빛바랜 尹 회견…첫 사과에도 효과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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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끝장 변호'로 빛바랜 尹 회견…첫 사과에도 효과 글쎄

박지은
기사승인 : 2024-11-07 16:40:39
尹 "국민 염려 부덕의 소치, 사과드린다…걱정끼친 건 잘못"
"날 타깃으로 아내 악마화...아내 조언 국정농단화 안 맞아"
많은 시간 할애, 김여사 엄호…처신에 사과 vs 의혹은 일축
민주 "국민 대신 金 선택"…이재명 "국민 동의할 내용 아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정국 최대 현안인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거듭 사과했다. "제 책임",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직접 숙이기도 했다. 취임 후 첫 대국민사과다.

 

또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논란 등 각종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140분 간 진행한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시간과 질문개수 등을 제한하지 않은 '끝장 회견' 답게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런데 질의보다 응답의 량이 압도했다. 특히 김 여사 의혹에 대해선 '부인·반박·해명' 등 감싸기가 두드러졌다. 국민 궁금증보다 김 여사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인상이었다. 대국민사과를 해놓고선 스스로 효과를 떨어뜨린 셈이다. 야당은 "끝장 변명"이라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대국민담화에서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장 연단 위 책상에서 일어나 옆으로 이동한 뒤 머리를 숙였다.

 

기자회견에선 "제 아내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하는데, 이렇게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성난 민심을 다독여주는 상책으로 꼽힌다. '진정성'이 담긴다면 국민 감동을 부를 수 있다. 여권이 바라는 '국면 전환 기회'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많은 시간을 김 여사 엄호에 할애했다. "그러려면 왜 사과했냐"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에 있다"고 규정했다. 이를 전제로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 등을 일축했다.  

 

"대통령 아내로서의 조언을 마치 국정 농단화시키는 건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를 잘 치르고 국정도 원만하게 잘하기 위한 일들을 국정 농단이라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한다고 본다"고 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아내 육영수 여사를 소환하며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신다"고도 했다. 

 

"검찰총장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해서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킨 것이 있다"는 게 윤 대통령 인식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어야 했는데 바꾸지 못해 문제가 생겼다며 김 여사를 두둔한 장면은 '인상적'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제가 종일 사람들을 만나고 지쳐 집에 와서 쓰러져 잔 뒤 아침에 일어나보면 (아내가) 잠도 안 자고 엎드려 제 휴대폰으로 답을 하고 있었다"며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어떤 면에서 좀 순진한 부분도 있다"는 해명도 곁들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반환점을 앞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이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이런 모습들은 회견의 목적과 김 여사 문제 대응 조치의 반향을 반감시켰다. 윤 대통령은 "본인(김여사)도 억울함이 있을 거지만 국민 속상하시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훨씬 더 갖고 있다"며 심정도 대변했다. 아울러 "아내가 임기반환점(10일)이라고 국정 성과만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리스크 해소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은) 삼권분립 위반"이라며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라고 못박았다. 자신이 특검 출신인데도 특검을 부정한 셈이다.

 

명씨 논란과 관련해선 "명씨는 (대선)경선 초기에 도움을 준 한 사람"이라며 "부적절한 일을 하거나 감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이 가장 요구했던 인적 쇄신에 대해선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변모를 보여 드리기 위해서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예산 심의, 미국 새 행정부 출범 등을 들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 말미에 "사과가 두루뭉술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한다는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졌기 때문에, 또 안 해도 될 이야기들을 해서 국민이 속상해하셨기 때문에 사과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도 아닌 걸 가지고 '명태균씨에게 알려줘서 죄송하다'라는 사과를 기대하신다면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며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방적 잡담", "왜 기자회견 하나"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조승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알맹이 없는 사과, 구질구질한 변명, 구제 불능의 오만과 독선으로 넘쳐났다"며 "윤 대통령이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건희 여사를 선택했다"고 쏘아붙였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술자리에서 허세 많은 선배가 일방적으로 잡담하는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자백들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무제한 끝장 토론? 끝장 변명"(채현일 의원),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슨 사과냐"(박주민 의원) 등의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친한계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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