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빗물펌프장 참사, '유일한 연락망' 무전기는 허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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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펌프장 참사, '유일한 연락망' 무전기는 허울뿐

이민재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19-08-02 15:20:37
터널 작업자, 무전기 소지했지만 '대피하라' 연락 못 받아
운영은 양천구, 관리·감독은 서울시…복잡한 소통구조도 문제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와 관련, 통신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작업자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지난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2일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31일 오전 7시 10분께 터널로 내려간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 2명은 무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 무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통신 중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오전 7시 30분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고, 양천구가 상류 수문 개방 가능성을 현대건설 측에 알렸지만, 작업자들에게 '대피하라'는 무전을 전할 수 없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지난 5월 작성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운영안내서'에 따르면 터널 내 연락체계를 만들기 위해 작업 전 통신 중계기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작업자는 무전기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경찰 측은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하수도이며, 통신기를 설치할 수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 확인됐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양천구, 시공사간 복잡한 소통 구조 역시 참사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당시, 시설을 운영 주체는 양천구였지만 완공이 되기 전이라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은 발주처인 서울시에 있었다.

지난달 1일 시운전이 시작된 이후 현장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양천구가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시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뤄졌다. 양천구-서울시-시공사로 이어지는 복잡한 소통 단계를 거쳐야 했던 것이다.

사고 당일, 양천구 직원이 협력업체에 상황 파악을 요청했을 때 현장 직원들은 이미 터널 안으로 들어간 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수문 제어실에 진입하려던 시공사 직원이 양천구청이 관리하는 출입문 비밀번호를 몰라 신속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천구에 따르면 제어실에는 두 개의 출입문이 있다. 하나는 양천구, 하나는 시공사가 관리하는데 이날 시공사는 둘 중 더 가까운 양천구 출입문으로 진입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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