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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관세·지정학…복합 리스크의 시대

박철응
기사승인 : 2026-01-19 15:08:49
한국기업평가, 올해 주요 위험 요인 분석
1400원대 지속 전망…항공, 철강, 음식료 등 피해
위헌 판결 나도 美 관세 정책 기조 유지 전망
"국면 전환용 트럼프 군사 조치로 지정학 리스크 우려"

1400원 대의 원·달러 고환율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굳어져 특히 항공, 철강, 음식료 등 업종의 피해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돼 수출 산업 전반을 짓누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어느정도 강도가 낮아질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행사에 배석한 모습이다. [뉴시스]

 

19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올해 주요 위험 요소들을 분석하면서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통상 갈등 완화에도 불구하고 2000억 달러(연간 200억 달러) 규모 대미 현금 투자가 잠재 부담 요인"이라며 1400원 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증권 수지 악화가 수급 측면에서 구조적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와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도 고환율을 지속시킬 환경들로 꼽았다. 

 

리스료와 연료비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항공업,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철강업을 대표적 피해 업종으로 제시했다. 음식료업 역시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으나, 세계적인 'K푸드' 열풍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는 고환율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3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가격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조선업도 선박 건조 비용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실적 개선 수혜 업종으로 제시했다. 다만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관리) 비중에 따라 각 업체 간 효과는 차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각 국가별로 부과된 상호관세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기조가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이 많다. 

 

한기평은 "위헌 판결 시 국가별로 체결한 무역협정 재논의가 불가피하며 이미 징수한 상호관세에 대해 수입업체 중심으로 대규모 환급 소송이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전쟁' 종료 가능성은 낮다. 무역확장법 활용, 대체 입법, 의회 승인을 거친 관세 부과 등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욱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공장을 짓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접적인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미국에 370억 달러(약 54조 원),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구축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꼽힌다. 하원의원(435명) 모두와 상원의원(100명) 3분의 1가량을 새로 뽑는 미국 중간선거는 한국의 총선에 비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수 있는 분수령이다.

 

한기평은 "공화당이 참패할 경우 입법·예산권을 기초로 한 의회의 견제 강화, 행정부와 의회 간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며 "통상 정책의 근본적 변화는 없을 전망이지만 의회의 견제 강화로 '관세 전쟁'의 속도와 강도 조정은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만회와 국면 전환 목적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처럼 안보, 테러, 마약 이슈를 명분으로 대외적인 군사 조치를 실행할 수도 있다고 봤다. 세계적인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콜롬비아, 쿠바, 니카라과 등 중남미 좌파 정권 국가들과 접경국인 멕시코, 정치·경제적 유인이 있는 그린란드, 파나마, 중동 등을 우려되는 곳들로 제시했다. 

 

한기평은 "규칙, 원칙, 제도 기반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붕괴가 경제 분야에서 정치·안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외 군사·사법 조치 확대 가능성이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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