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조홍균의 금융경제 읽기] 인공지능 전쟁 승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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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균의 금융경제 읽기] 인공지능 전쟁 승자의 길

조홍균 논설위원
기사승인 : 2024-09-30 15:07:54
공급망 서비스 교역 위주 재편···인공지능이 핵심 역할
韓경제 서비스 수출 부진···공급망 재편 흐름서 뒤쳐져
공급망·인공지능戰 파고 헤쳐나갈 경제 방향타가 중요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과 1차 회의가 지난주 목요일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위원장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말했다. 금요일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양 기관 공동세미나를 열고 공급망과 인공지능에 관한 전략과 정책에 대해 토의했다. 세미나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도 함께 했다. 

 

▲ 인공지능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앞서 수요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 의장이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신설하는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여 가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뜻을 밝혔다.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기업인들로 구성된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이다. 같은 주(週)에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스펙트럼이 교차함을 느끼게 하는 대통령, 기업인, 정책가, 정치인의 모습이다. 정치와 정책과 기업이 총체적으로 경제의 방향타를 제대로 잡아야 치열한 인공지능과 공급망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대한상의-한은 공동세미나에서 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 기술 발전이 서비스 교역을 확대하고 있고 이는 선진국의 거대한 서비스 수요와 이에 상응하는 신흥국의 공급 역량이 결합된 결과이며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서비스의 해외 아웃소싱을 가속화하고 신흥국으로의 관련 인력 유입을 촉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앞으로의 글로벌 교역은 인공지능 등 기술발전에 힘입은 신흥국의 서비스 공급망 참여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이 서비스 교역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신흥국의 공급 역량이 큰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이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경제 현황은 어떠한가. 세미나에서 발표된 한은 논문을 인용해 본다. 한국경제는 생산구조가 제조업에 치중되어 있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서비스 수출은 잠재력이 있지만 성장세가 더딘 모습이다. 한국의 GDP 기준 제조업 비중은 약 27%로 OECD국가 평균 14%를 크게 상회한다. 높은 수출 익스포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수출 증가율이 2010년 이후 연평균 4.6%로 글로벌 성장세(6%)를 하회하고 수출 중 서비스 비중도 약 16%로 글로벌 평균 25%보다 크게 낮다. 과거 서비스는 내수시장에서 소비되는 비교역재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 제조상품과 달리 물리적 형태를 지니지 않는 무형성,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져야 하는 동시성, 재고로 쌓아둘 수 없는 비저장성,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제공되는 노동집약성 등으로 인해 교역 가능성이 낮았다.

 

그러나 디지털 대전환과 인공지능은 무형성을 제외한 서비스의 특성을 크게 변모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서비스의 활용이 늘어난 가운데 스트리밍 등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공연예술, 방송 등 서비스의 동시성이 해소되고 저장성을 지니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기존의 대면 서비스를 대체하면서 금융, 법률, 교육, 의료 등 전문서비스의 노동집약성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교역재로 전환되고 있는 흐름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급망의 본질이 이처럼 크게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화하고 비교역재로 인식되던 서비스의 국경 간 거래가 전통적 무역 패턴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공급망 패러다임의 전환에 부응하는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제품의 생산, 관리, 판매, 소비 등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수집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반도체 기업은 설계에서 제조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로 업그레이드하며 자동차 기업은 모빌리티 서비스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의 움직임을 반영한 맞춤형 인공지능 칩 수요 증가는 기술혁신과 시장수요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말해준다.

 

정책 면에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기술 간 융합을 저해하는 업종별 구분에 근거한 규제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 기술혁신 분야에서 규제 유연성을 높여 한국의 서비스 산업이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정치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가의 명운이 걸린 공급망과 인공지능 글로벌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승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 당내에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놓고 논란을 벌이다가 유예로 선회하면서 시행론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상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듯한 모습은 제대로 된 정치의 역할과 거리가 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당면한 위협은 공급망과 인공지능 전쟁에서 기업들이 패자가 되는 것이다.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신설이 높은 파고(波高)의 대해에서 전쟁에 나서는 기업들의 신축적이고 종합적인 경영판단을 제약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살펴야 할 시기다. 지난주 대통령이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위원장이 되고 대한상의 회장과 한은 총재가 관련 전략과 정책을 토의하는 시점에 정치권 다수당은 기업들이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에 정파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모습은 한국경제가 마주한 파고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파고를 헤쳐 나갈 경제의 방향타가 중요하다.

 

▲ 조홍균 논설위원

 

 

●조홍균은

 

법·제도경제학자이자 35년 경력 중앙은행가. 경제, 금융, 기업 관련 정책과 제도를 주로 천착했다. 통화금융정책, 금융체제, 금융감독, 금융산업, 기업정책, 법경제 실무와 이론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중앙은행과 정부, 국제기구, 학계, 언론계 등에 걸쳐 폭넓게 이력을 쌓았다.

 

△ 미 워싱턴대 법학박사(J.D./J.S.D., 법경제학) △ 1989년 한국은행 입행 △ 1990년 조사제1부 조사역 △ 1999~2012년 정책기획국 과장 차장 팀장 △ 2016년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 파견국장 △ 2017년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부회장 △ 2018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 2020년 고려대 겸임교수 △ 2022년 경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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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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