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참여연대 "정부, 재벌 개혁 의지 안 보여…'삼성생명법' 왜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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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정부, 재벌 개혁 의지 안 보여…'삼성생명법' 왜 안하나"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6-17 16:48:57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추상적 선언 그치거나 실효성 의문"
조국혁신당 '삼성생명법' 발의, 민주당은 없어
이 대통령, 성장 방점 찍고 친기업 행보

이재명 정부의 재벌 개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이 제기됐다. 과제별로 공약이 추상적 선언에 그치거나 실효성이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 특혜 논란을 불식할 수 있는 '삼성생명법' 통과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장에 방점을 찍고 대기업그룹 총수들과 만나며 정부와 기업의 '원팀'을 강조해 친기업적 행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참여연대가 17일 서울 종로구 느티나무홀에서 민변과 공동 주최한 '새 정부 민생경제·경제민주화 정책 검토 및 과제 제안'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변호사)은 17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공동 주최한 '새 정부 민생 경제·경제민주화 정책 검토 및 과제 제안' 좌담회에서 "이재명 정부는 성장과 공정경제를 말하면서 공정한 성장을 가로막는 재벌 체제에 대해서는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오래 전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해온 보험업법 또는 보험감독규정 개정 과제가 제시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금융사들은 고객이 맡겨둔 자금이 기반이 되므로 자산 운용 시 규제를 받는다. 자본시장법 등은 시가 기준을 적용하지만 유독 보험업법만 별도 규정이 없어 금융당국 규정상 취득원가를 적용한다. 이를 시가 기준으로 바꾸면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영향을 받아 20조 원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를 뒤흔드는 뇌관으로 여겨진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지난 2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과거 수차례 발의했으나 22대 국회에서는 잠잠하다. 

 

재벌 개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총수 일가 지배력 세습을 위한 수단이 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다. 이 대통령 공약은 '사익 편취 점검 강화' '부당이득에 상응하는 과징금 부과' 등이었다. 선언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김 소장은 공정거래법상 사익 편취 규제가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만 적용되는 점을 문제로 꼽고 대상 확대를 주문했다. 

 

제재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소장은 "공정위의 가벼운 과징금은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용 정도로 인식돼 규제가 작동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사익 편취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2023년 말 공정거래위가 사익 편취 관여 법인을 고발하는 경우 총수 일가도 원칙적으로 고발하는 것으로 지침을 개정하려 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백지화했다"며 "회사만 처벌해서는 의미가 없다. 관여한 행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반적으로 총수 일가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는 시각이다. 김 소장은 "재벌총수의 부패,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있었더라도 너무 쉽게 사면복권이 이뤄진다"며 사면권 제한과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 제한이 엄격히 적용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총수 일가 전횡이나 그룹의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 사례로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SK글로벌 분식회계, 동양투자증권 사태, 라임펀드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대한항공 '땅콩 회항' 등 사례를 들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했다. 다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 핵심 과제들이 빠져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소장은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 중 모든 감사위원은 분리 선출하도록 해야 하고 이를 상장회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경제 분야 개혁 방안이 두드러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 쪼그라드는 성장률과 미국의 관세 태풍, 지속되는 내수 침체 등 상황에서 대기업의 적극적 역할에 방점을 찍는 것처럼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열흘만인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정부는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민생 경제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그 중심에는 여러 경제단체, 주요 기업인들이 계시니까 각별히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정책은 물론 인사에 이르기까지 국정 전반에 기업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다만 이 대통령은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나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면서 "그 불신을 조금 완화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기업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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