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미 '포스트 尹'…원전 확대·부자 감세 막히고 상법은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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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포스트 尹'…원전 확대·부자 감세 막히고 상법은 GO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2-11 16:22:37
신규 원전 '일단 멈춤'...민주 이재명 "재생에너지 확대"
상속세 등 감세안 부결..."곳간 무너져, 정책 바꿔야"
민주당 "탄핵 일정 무관하게 상법 개정 추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경제 정책 면에서는 이미 존재감이 사라진 양상이다. 여당은 조기 퇴진과 탄핵 사이에서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어 다른 쪽을 바라볼 여유가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원전 확대와 '부자 감세' 등은 멈춰선 반면 야당이 강조하는 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상법 개정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 탈핵시민행동과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지난 11월 19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자력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11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안을 가급적 빨리 국회에 보고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상황이 달라지면서 지금으로서는 언제 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국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기본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2년마다 수립하는 장기(15년) 계획으로 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된다. 11차 전기본은 2015년 이후 9년만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담았다. 2038년까지 신규 원전 3기를 건설하고 2025년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도 가동하는 내용이다. 관련 법 상 국회 소관 상임위 보고가 필수다. 

 

지난달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윤석열 정부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국회 보고 등 남은 절차를 거쳐 11차 전기본이 확정되는 대로 부지 선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만 해도 속도감 있게 적극 밀어붙일 태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국회가 탄핵 정국을 마무리 짓기 전까지 평상시와 같은 업무 수행이 어렵다. 무엇보다 오는 14일 표결되는 두번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면 현 정부의 대표 정책도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의힘 소속이고 190석이 넘는 거야는 절대 과반의 힘을 아끼지 않는 상황이다.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사업의 내년 예산 497억 원이 전액 삭감된 것은 상징적이다. 

 

벌써 '포스트 윤석열'을 준비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계엄 사태 이틀 후인 지난 5일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22대 총선 당시 공약을 통해 여야 정당의 정책 방향을 비교했을때 가장 차이를 보인 영역은 에너지 전략과 금융 세제 정책"이라며 "야당의 에너지 정책은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더 적극 활용하고자 하며, 원자력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탈원전 전환 여부와 관련해 시장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외신 인터뷰에서 "그는 탄핵 당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 반도체 기업의 전력 공급 문제를 재생에너지로 해결하겠다고 언급했다. 

 

감세 법안들은 줄줄이 좌초됐다. 상속세·증여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최저세율 적용 구간은 확대하는 법안이 정부발로 제출됐으나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다. 

 

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본회의에서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 법안으로 향후 5년간 서민과 중산층 세 부담은 1조7000억 원 감소되는데 고소득자는 20조5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부자 감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의 곳간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부터는 감세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배당 우수 기업 주주에게 배당소득세를 감면하고 주주 환원을 늘린 기업에게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법안도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를 200만 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고 총 납입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재계가 강력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은 그러나 동력이 여전하다. 이사의 의무로 주주 이익 보호를 추가하고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이 골자다. 

 

민주당 비상경제상황점검단장을 맡은 이언주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요인들을 모두 제거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일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외신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시민사회의 압박도 거세다. 참여연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조속한 윤석열의 탄핵과 윤석열표 부자감세안의 전면 폐기, 국내 주식시장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이라고 촉구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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