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삼성생명법' 대비?…삼바 분할에 지배구조 재편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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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법' 대비?…삼바 분할에 지배구조 재편설 솔솔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5-23 16:37:23
기업거버넌스포럼 "계열사 유불리 검토했을 것"
삼성물산 보유 지분 관심..."30조 마련 가능"
금융 계열사 보유 삼성전자 지분 해소 과제
삼성바이오 "지배구조 무관, 비즈니스 목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 결정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초점은 이재용 회장의 취약한 삼성전자 지분율이다. 더욱이 금융 계열사가 가진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매각토록 하는 법안도 다시 수면 위에 올라와 있다. 

 

이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 과정에서 자금을 확보해 지배구조의 약점과 리스크를 함께 해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지배구조와 무관한 사업적 목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 삼성 깃발. [삼성 제공]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3일 논평을 통해 "(시장은) 분할이 삼성 그룹 전체의 거버넌스 개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앞으로 어떤 다른 조치가 있을 것인지, 이 회장이나 삼성물산, 삼성전자와 같은 그룹 내 다른 회사의 유불리는 무엇인지에 대해 추측하고 경우의 수를 따지고 검증하기에 바빴다"고 짚었다.

이어 "(삼성바이오의) 43% 주주이자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과 31% 주주이자 가장 규모가 큰 삼성전자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최소한 그룹 내 각 계열회사의 유불리를 검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인적분할과 같은 기업집단 내 중요 거래라면 '그룹 차원의 결정'을 하는 주체와 의사결정의 목적, 전체적인 정보가 투명하고 명확히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부만 남기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을 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해 소유토록 하는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다른 제약사에서 수주를 해야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약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보니 발생하는 이해상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 회사 주식도 지분율대로 나눠준다. 주주가치 침해 우려는 제기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업적 목적 외에도 삼성물산이 소유한 지분 가치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 상장 후 보유 지분을 활용할 수 있는 기대가 생겼다"면서 "시장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분할 후 합산가치가 분할 전 대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삼성바이오 지분 43.06%를 가진 최대주주, 삼성전자는 31.2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사업회사 지분 가치 23조 원 중 일부를 현물출자하지 않고 외부에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로 현물출자해 바이오 중간지주사로 만드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중간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 매각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9조6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삼성생명(8.5%)과 삼성화재(1.5%)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합산 지분가치가 32조9000억 원이기 때문에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확보할 여력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삼성생명법'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금융회사는 고객 자금 보호가 최우선이므로 전체 자산 대비 유가증권 보유 비중 규제를 받는다. 다른 금융업권은 시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보험업법에는 별도 규정이 없고 금융당국 보험업 감독 규정에서 취득할 때 원가를 기준으로 '총자산의 3%'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다른 업권처럼 시가로 바꾸려는 법안인데 삼성생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법안이 통과되면 최장 7년에 걸쳐 20조 원가량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 회장의 지배력에는 치명적이다. 삼성에 대한 특혜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과거에도 수차례 법안이 발의됐으나 보수 정당 반대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법안 통과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이 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1.65%에 불과하고 일가 소유 지분을 합해도 5%를 넘지 않는다.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5.05%다. 결국 삼성물산이 금융 계열사가 가진 지분을 받아 안는 것이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여겨져왔다. 관건은 자금력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을 통해 그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전날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번 인적 분할의 건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여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 "로직스, 에피스가 윈윈하는 구조로 가야겠다는 비즈니스적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위탁 생산) 수주 경쟁력 강화,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의 신사업 확장 측면"이라며 "단기적인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제한적인 만큼 관련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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