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상법 개정의 이유 '두산 재편', 표대결 앞두고 반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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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의 이유 '두산 재편', 표대결 앞두고 반대 잇따라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2-02 16:18:03
경제개혁연대 "국민연금 반대 의결권 행사해야"
정부도 합병 시 공정가액 적용 법안 추진
"경쟁입찰 6조, 로보틱스 넘기면 3조4천억 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두 곳은 찬반 갈려

두산그룹의 계열사 재편 방안에 대해 회사와 일반 주주보다 지배주주 이익에 더 충실하다는 등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야권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과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공통된 타깃이 되는 현재진행형 사례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주주총회 표대결이 더욱 주목되는 대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경제개혁연대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를 소유하고 있는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액 9조7000억 원, 영업이익 1조3800억 원인 우량기업인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액 530억 원에 적자기업"이라며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자금 확보를 위해 두산밥캣을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0월 21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두산그룹은 원전 설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을 신설 법인으로 떼어내고 이 법인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려 한다. 당초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추진하려 했으나 시장 반발과 금융당국 압박에 접었다. 하지만 향후 재추진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6차례에 걸친 증권신고서 정정 끝에 지난달 22일 금융당국이 승인하면서 오는 12일 두산에너빌리티 임시 주주총회만 남겨 두고 있다. 분할·합병은 특별결의 사안이라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전형적인 사례로서, 상법 개정안의 이사 충실의무 대상 확대 주요 논거로 제시되고 있다"면서 "재편 방향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주주이익 침해와 같이 부작용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보다 신중하게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6.85%를 보유한 국민연금에 대해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지배주주 이익에 충실하게 추진되는 자본거래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며 과거 삼성물산 합병,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등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두산 사례를 꼽아왔다. 김남근 의원은 지난 9월 말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제안 이유로 "두산로봇틱스가 두산밥캣이 필요하다면 정상적인 가격으로 주식 인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적인 매각 가격을 받았다면 두산에너빌러티 주식가치가 상승하였을 것이나 불공정한 합병으로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도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발표하고 이번주에 의원입법 방식으로 발의한다고 밝혔다. 전체 법인이 아니라 2400여 개 상장법인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상법 개정안과 다르다. 특히 합병 시에는 기업의 실질 가치를 반영하도록 주가와 수익가치 등을 고려한 공정가액으로 결정한다는 원칙을 담기로 했다. 두산 재편안을 염두에 둔 것이란 평가가 많다. 

 

두산그룹에게는 우군이 많지 않다.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두산밥캣 지분 1%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에게 분할합병안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얼라인 분석에 따르면, 두산밥캣 지분 46%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되면 주당 13만 원으로 6조 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로 넘어가면 주당 가치 7만2729원, 총액 3조4000억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두산이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0%, 두산로보틱스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상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두산 최대주주는 박정원 회장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전체 발행주식에서 소액주주 보유 비율은 64%가량을 차지한다. 이들이 얼마나 뭉쳐 공통된 방향성을 갖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외국인 주주 비중도 23%가량에 이른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중대한 이해상충"이라며 반대 권고 의견을 냈다. 특히 "박 회장 일가의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경제적 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절차상으로는 독립성을 갖춘 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짚기도 했다. 

 

다만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찬성 권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등 핵심 에너지 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협력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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