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엔 "이승만기념관 설립에 국민들이 함께하길"
2·28민주운동, 이승만 정권 무너뜨린 4월혁명 기점
2·28 헌법 수록과 이승만기념관 건립 주장은 상충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광역시장 예비후보가 28일 대구에서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와 한 간담회에서 "2·2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인 2·2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주장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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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9월25일 추경호(왼쪽)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승만대통령기념관 조기 건립을 위한 이승만 바로 알기 세미나'에서 신철식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이사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2·28민주운동은 이승만 정권 말기인 1960년 2월 28, 29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전개한 민주화 운동이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 선거에 맞서 처음 일어난 시위 사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편찬 '민주화운동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계기는 일요일 등교 지시였다. 3·15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교생들이 야당 유세장에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꼼수였다. 일요일인 그해 2월 28일은 야당인 민주당의 대구 유세가 예정된 날이었다. 대구의 각 고교 당국은 집권당인 자유당 요구에 따라 명목을 급조해 학생들에게 일요일 등교를 명했다. 토끼 사냥, 졸업생 송별회, 기말시험 등 명목은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이에 분노한 고교생들이 들고일어난 2·28민주운동은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월혁명의 기점이 됐다. 2·28민주운동 기념일은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추 예비후보가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강조한 것은 한국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면이 있다. 추 예비후보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추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9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승만대통령기념관 조기 건립을 위한 이승만 바로 알기 세미나'에 참석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주최한 행사였고, 당시 추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다.
이 자리에서 추 예비후보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을 설립하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뜻에 함께하길 소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을 위한 행사에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참석해 무게를 실은 것에 더해, 기념관을 세우는 데 명시적으로 찬성했다는 얘기다.
현행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돼 있다. 독립운동과 민주 항쟁이 대한민국 정체성의 기본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추진은 4·19 계승을 명시한 헌법 부정이라는 비판을 그간 받아왔다. 이승만 정권의 무차별 발포 등으로 186명이나 목숨을 잃은 4월혁명에 대한 부정이라는 비판도 각계에서 제기됐다.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쪽에서 이 전 대통령의 공(功)만이 아니라 과(過)도 정확하게 알릴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지만, 믿기 어려운 주장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념관 건립에 앞장서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그동안 억지 주장을 펴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균형 잡힌 평가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2·28민주운동을 출발점으로 하는 4월혁명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추진과 대척점에 있다. 전에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을 세우자고 하다가, 지금은 그와 상충하는 2·2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한마디로 자가당착이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 설립 주장을 고수한다면, 2·28 계승을 언급하는 대신 '이 전 대통령을 부정한 4·19 계승을 헌법에 명시한 것이 문제다'라고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 2·28 정신의 헌법 수록 주장을 견지한다면,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이 아니라 2·28 정신과 이어지는 4월혁명역사관을 지어야 한다고 해야 어색하지 않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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