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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군비 확장의 시대…K방산, 더 커진다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9-25 16:31:38
지난해 세계 국방비 9.4% 늘어 3900조원 이르러
한화에어로 등 방산 4사 수주, 매출의 4.5배 쌓여
내후년까지 4사 영업이익 매년 1조씩 증가 전망
"미국 '안보우산' 약화, 방산 파이 계속 커질 것"

세계적인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각국의 국방비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군비 확장기가 다시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개입주의가 뒷걸음질치면서 각국이 자체적인 방위 역량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는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방위산업의 덩치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들의 올해 매출이 80%가량 급증하고 이후로도 최소한 몇년간 계속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뉴시스]

 

25일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최근 몇년 간 세계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매년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3.6%, 2023년 6.8%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9.4% 급증해 2조7810억 달러(약 3900조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기준 세계 국방비 지출의 37%, 12%를 각각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한 요인이다. 1993~2021년 연평균 0.8%에 불과했던 유럽 국방비 지출 증가율도 2022년부터는 평균 17%로 껑충 치솟았다. 세계 국방비 지출의 10% 수준인 중동은 2023년 9.3%, 지난해 15.3%의 증가율을 보였다. 


방위비가 늘면 그만큼 방산 기업들의 일감은 늘어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 방산 4개사의 수주 잔고는 2020년 25조 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82조 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4사의 전체 매출액 대비 4.5배 이상 넉넉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내수 위주로 운영해 왔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은 지난해 수출 매출액이 내수를 넘어설 정도다. 

 

하나증권은 방산 4개사의 합산 매출액이 지난해 22조5270억 원에서 올해 40조545억 원으로 80%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12.8%, 내후년 8.6%로 추후에도 쭉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을 기업별로 보면 한화에어로가 26조4290억 원으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11조2400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5조7390억 원, LIG넥스원 4조3410억 원, 한국항공우주산업 40조360억 원으로 추산된다. 

 

4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올해 5조221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나고 2027년까지 매년 1조 원가량씩 증가할 것이란 계산이다. 

 

당분간 글로벌 안보 불안 상황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형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각 국가들이 군비 확장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방위비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단기적으로 방산 기업의 양호한 신규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 제품에 대한 제조 및 납품 확대를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실적을 보일 전망"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결정적 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무장, 동맹국을 대상으로 한 방위비와 관세 압박,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 등 일련의 사건들을 큰 흐름에서 보면 '미국의 개입주의 축소'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국제 문제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오던 미국이 한발짝 물러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지속돼 온 미국의 대외 전략 기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의 문제에 개입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중국과의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려는 의도란 관측이다. 

 

채 연구원은 "미국의 '안보 우산'은 약화되고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은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며 "적어도 수 년간 방위산업은 파이가 줄어들 수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바쁜 일정에도 방산 세일즈를 펼쳤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산 무기가 품질도, 가성비도 좋고 납품 일정을 절대 어기지 않는 등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한국 방위산업의 우수성을 잘 안다"며 방산 분야 협력을 더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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