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 환경부, 종이빨대 업체들에 "기자 상대 마라" 입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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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환경부, 종이빨대 업체들에 "기자 상대 마라" 입단속

김경애
기사승인 : 2024-01-04 16:09:22
업체측 "언론 대응 시 해줄 일 없을 거라 협박"
정부 정책 선회 후 10억 내외 업체 채무 발생
환경부 "확정되지 않은 내용 알리지 말라 취지"
"관련 대책 마련 중…21곳 이상 기업과 협약 추진"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로 고사 위기에 놓인 종이빨대 업체들에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하지 못하도록 입단속을 지시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환경부는 또 업체들에 '함구'를 조건으로 지원책을 약속했으나 한달이 넘도록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지난해 11월 20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환경부 일회용품 규제 후퇴로 인한 친환경제품 생산 소상공인 피해 경청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김경애 기자]

 

종이빨대생존대책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4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24일 종이빨대 업체들과 두 번째 간담회를 가진 뒤 환경부 직원이 '언론 대응 시 앞으로 연락을 주거나 만나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협박성 멘트를 했다"고 밝혔다.

 

종이빨대생존대책협의회는 11개 종이빨대 제조업체로 구성돼 있다. 협의회 소속 업체들은 정부가 약속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 정책을 믿고 설비 투자와 제품 생산을 진행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일회용품 사용 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겠다며 정책 방향을 갑작스레 바꿨다. 이 바람에 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다.

 

사회적 파장이 커지면서 사태가 심각해지자 종이빨대 업체들에 각종 언론사 인터뷰와 공장 취재 요청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언론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환경부 지시를 어기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고 협의회 관계자는 토로했다.

 

협의회 측은 "환경부의 지시 사항들을 따랐지만 환경부가 약속한 대책에 대해선 현재까지 어떠한 회신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9일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친환경 제품 생산 기업에) 중소벤처기업 정책 금융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달 20일 환경부와 중기부가 공동 개최한 다회용품 사용 활성화 간담회에서 환경부는 종이빨대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중기부는 종이빨대 업체들에 경영애로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협의회 측은 "환경부는 기업들과 플라스틱 빨대 대신 대체품을 사용하는 자발적 협약을 맺고 판로를 개척해 주겠다는 말만 두달째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종이빨대 재고를 소진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대책이다.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종이빨대 업체들은 개인적으로 빌린 빚을 포함해 10억 원 내외 채무를 안고 있다. 

 

종이빨대업체들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기술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았다. 만기가 도래한 업체들엔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경부는 추가 대출을 위한 피해 기업 확인서 발급을 미루고 있다고 업체들은 주장했다.

 

협의회 측은 "직원 급여와 공장 월세, 세금을 낼 수 없을 만큼 힘들다 보니 종이빨대 재고를 환경부가 우선 일괄 매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뒤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기업에 종이빨대를 판매하고 매출이 나면 이를 환경부에 결제해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예산이 없어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 종이빨대 제조업체 대표 A 씨가 지난달 28일 환경부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 [독자 제공]

 

환경부 측은 언론 대응과 관련한 지시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특히 자발적 협약과 관련해선 기업 명단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보니 언론 비공개에 대한 협조를 종이빨대 업체들에 구했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종이빨대 업체들이 기자를 동행한 공개 간담회를 하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내부적으로 그게 가능할지를 검토했다"며 "검토 결과 공개 간담회가 불가하다고 판단했고 업체들에 이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과 2020년에 자발적 협약을 맺고 종이빨대를 사용 중인 업체는 총 21곳"이라며 "이달 중으로 21곳 플러스 알파 기업들과 협약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피해 기업 확인서 발급에 대해선 "중진공의 원금 상환 유예는 지금도 안내를 하고 있다"며 "원금 상환 유예는 돈을 빌려준 곳에서 판단할 사항으로 관련 문서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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