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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자님은 당연히 아시겠지만"

김신애
기사승인 : 2024-06-18 17:45:13
당연히 알거란 의미 담긴 말이 때론 질문 망설이게 해
오보보다 시간 걸려도 확인하는 게 모두에게 좋아

'김 나서기'. 초등학생 때 선생님이 지어준 별명이다. 손들고 나서서 질문을 많이 한다는 의미다. 학창시절 내내 수업시간에 질문 많이 하기로는 반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혔다. 궁금한 걸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는 척하느라 묻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지난 2월부터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다. 처음 배치받은 출입처는 증권이다. 평생 주식 하나 사본 적 없는 나에게는 모든 게 미지의 분야였다. 오보를 내지 않기 위해 하루종일 질문을 거듭해야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미국주식 결제주기가 하루 짧아지면서 미국 주식을 판 후 당일에 매도자금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가능해진 증권사가 늘었다는 기사를 쓸 때였다. 가능 여부를 확인하려 미국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24개 증권사에 각각 최소 2번 이상 전화를 걸었다.

 

특정 기관과 한나절 동안 4번 통화한 적도 있다.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준 기자도 처음이라며 다른 업무도 있으니 그만 전화했으면 좋겠다는 담당자의 말에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필요한 부분은 모두 확인해 다행이라는 마음이 더 컸다. 

 

오보가 나가면 기자의 창피일 뿐 아니라 독자와 취재원에게도 해를 끼친다. 질문을 던져서라도 사실을 확인하는 게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질문하고 있지만 갑자기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취재원에게 "기자님은 당연히 아시겠지만"이란 말을 들었을 때다. "기초적인 걸 묻는 게 아닐까?", "이걸 물어보면 내가 무능해보이지 않을까?"란 걱정이 들어서다. 

 

한국 사회는 끊임없이 시험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서열화되는 사회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무능해지는 건 두려운 일이다. 학생 시절엔 시험만 잘 보면 되지만 사회에 나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짧은 시간의 모습으로 상대에게 평가받는 지금은 매 순간이 시험 같다. 그래서 두려움이 더 커진다. 

 

하지만 기자는 질문하는 직업이다. 사실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검증을 위해 질문하는 직업이 기자라고 배웠다. 

 

경험 많고 박학다식한 기자 분들은 '당연히 알 수 있는 사항'을 난 모를 수 있다. 앞으로 기자로서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 [김신애 기자]

 

KPI뉴스 / 김신애 기자 lov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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