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사라져가는 '서민층 주거 사다리'…非아파트 착공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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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서민층 주거 사다리'…非아파트 착공 씨가 말랐다

유충현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4-03-11 17:25:25
1월 주택착공 중 非아파트 9.9%뿐…역대 최저
"빌라·다가구는 실수요자도, 투자자도 찾지 않는 '망한시장'"
"서민 주거비 오를 것…다음 주거단계 나아갈 기회 사라져"

다세대·연립 등 비(非)아파트 주택 착공실적의 씨가 마르는 등 '아파트 쏠림'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청년·신혼부부 등 서민층의 '주거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11~2024년 1월 아파트-비아파트 주택 착공건수 비교(단위: 호).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11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 착공건수는 2만2975호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7.2%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월평균 착공건수과 비교하면 약 13% 적으나 그간 '착공절벽' 국면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1월 주택 착공건수 가운데 아파트는 2만702호로 전체의 90.1%에 달했다. 같은달 비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 착공건수는 2273건에 그쳤다. 이전 10년간 월 평균치에 비해 71%나 감소한 수치다. 

 

전체 주택 착공건수에서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9.9%에 불과했다. 국토부가 유형별 주택착공 실적을 매달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주택 착공건수 전체로만 보면 '저축은행 사태'를 겪던 2011년(1만36건)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그때는 아파트 착공이 크게 줄었다. 비아파트 착공비율이 이렇게 감소한 적은 여지껏 없었다. 

 

유형별로는 흔히 '빌라'로 통용되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의 착공 감소폭이 크다. 연도별 1월 착공을 보면 가장 많았던 2017년에는 8647건의 빌라가 착공에 들어갔는데 지난 1월은 당시의 10.3%인 890건뿐이다. 감소 비중으로는 다가구주택이 가장 컸. 올해 1월 다가구주택 착공(호수가 아닌 동수 기준)은 72건으로 2017년(1296건)의 5.6%에 그쳤다.

 

▲ 2011~2024년 1월 비아파트 주택 유형별 착공건수 추이(단위: 호).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이처럼 비아파트 주택 착공이 급감한 것은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신혼부부들도 아파트만 찾는다"며 "빌라나 다세대주택은 인기가 바닥"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전세사기 사태로 매수자와 세입자 모두 '빌라 기피'가 심해졌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분양이 안 되면 전세라도 놓아야 하는데, 월세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다 보니 새로 지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지어봐야 팔리지 않으니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빌라나 다세대주택은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파트로 가기 전 단계에서 임시 거주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아파트 외 주택을 아예 사지 않으려 한다"며 "여기에 전세사기까지 크게 대두되니 실수요자도 없고 투자자도 없는 망한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결국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명 젊은층의 아파트 선호도가 높지만, 모두가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빌라나 다세대주택이 급감하면 서민이 살 집을 찾기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당장 아파트에 거주할 여건이 안 되는 청년·신혼부부 등 서민층은 월세로 내몰리면서 주거비가 오를 것"이라며 "이들이 다음 주거단계로 나아갈 기회도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가 올해 '1·10 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소형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수요·공급 진작 방안을 내놨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진 않는다. 지난 1월 주택거래 가운데 81.1%가 아파트였고 비아파트 주택의 비율은 18.9%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17.5%)과 2020년 2월(18.6%) 두 차례에 이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 2006~2024년 월별 주택거래 가운데 비아파트 주택 비중 추이(단위: %).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R-ONE)]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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