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건축·재개발, 해외 대형 플랜트 등 사업 총력전 예고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 27조로 상향 조절, 역대 최고 수준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대우건설이 돌연 수장 교체를 발표했다. 올해 초 재선임됐던 김보현 사장이 용퇴하고, 30년 넘게 현장을 누빈 이강석 부사장이 새롭게 키를 잡는다.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정통 '대우맨'을 앞세워 경영 전문화에 나서는 것이다. 하반기부터 국내외 대형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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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제공] |
김 사장은 지난 6일 재선임 4개월여 만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상반기 성공 실적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의 매제인 김 사장은 지난 2021년 인수단장으로서 대우건설 인수전을 직접 총괄한 인물이다.
지난해 국내 미분양과 해외 공사비 상승 등으로 발생한 숨은 재정적 리스크를 과감히 도려내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빅배스'란 경영진 교체 시기나 실적 악화 국면에서 과거의 누적된 잠재 부실이나 손실 요인을 한 회계연도에 모아 한꺼번에 털어내는 회계 기법을 의미한다.
빅배스 성과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대우건설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3조99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4879억 원)은 109% 폭증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기존 5.4%에서 12.2%로 두 배 넘게 치솟아 1·2분기 연속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상반기 신규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어난 7조1285억 원을 기록했다. 수주 잔고는 53조4019억 원으로 약 6년 6개월 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
이처럼 뚜렷한 실적 반등이라는 공적을 세웠음에도 용퇴를 결정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중흥그룹 차원의 본격적인 세대교체 흐름과 맞물린 결정으로 본다.
재무 건전성 확보라는 1차적 소임을 완수한 만큼, 격변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전환할 적기라는 판단이란 해석이다.
오너 경영 끝…정통 영업통 '이강석 체제' 예고
대우건설은 김 사장 후임으로 현 대외협력단장인 이강석 상무를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킨 뒤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강석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96년 입사 이래 영업과 대외협력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대우맨'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이후 대우건설을 직접 관리하던 중흥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정통 대우맨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인사는 대우건설에 여러 가지 중요한 경영적 의미를 가진다.
중흥그룹 진입 후 부실 정리를 마무리 지은 만큼, 건설업 현장과 영업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내부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혀 하반기 목표 수주액 27조 원 달성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및 국내 핵심 정비사업의 대형 수주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올해 연간 신규 수주 목표를 당초 18조 원에서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인 27조 원으로 50%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인수 과정에서 흔들렸던 내부 조직의 결속을 다지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확립함으로써 대외적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리더십 전환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중 임시 주주총회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강석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완료할 전망이다.
재건축·원전·LNG까지 국내외 대형 수주 사활
하반기 국내 정비사업은 물론 해외 굵직한 대형 수주전이 기다린다.
먼저 국내에선 성수4지구 수주 실패 이후 2지구에 다시 도전 중이다. 또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참여할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수주전 역시 참전할 계획이다. 8단지와 11, 14단지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와 마포 등 또다른 핵심 사업지에서도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선 '팀코리아'로 참여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프로젝트의 연내 본계약 타결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기업 엑손모빌이 추진하는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의 낙찰의향서(LOI)를 수령하는 성과도 거두며 향후 수조 원대 대형 계약 수주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원전과 LNG 플랜트를 아우르는 대형 수주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한층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젊은 감각과 실행력을 갖춘 이강석 부사장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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