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오락가락 공수처, '무용론' 자초…尹체포, 警에 넘기려다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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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공수처, '무용론' 자초…尹체포, 警에 넘기려다 철회

장한별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5-01-06 16:45:06
공수처 "인력 한계 인정…경찰이 尹체포, 우리가 수사"
警 "법적 논란 있어 체포 일임 거부"…영장 재집행 무산
尹측 "공수처의 영장 집행 '하청'은 또 다른 불법행위"
野 "공수처장 무능"…與 "공수처, 체포영장 가당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관련 업무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가 6일 오후 사실상 철회했다. 경찰이 법적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공수처 요청을 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철회 결정은 지난 5일 오후 9시쯤 경찰에 체포영장 집행 지휘 공문을 보낸 지 18시간 여 만이다. 가뜩이나 수사 역량과 의지를 의심받던 공수처가 하루도 안 돼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여 '무용론' 등 비판 여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기간 만료일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버스 여러 대로 만든 차벽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공수처는 전날 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체포 집행을 이첩'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팩스로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공수처가 보낸 팩스가 6일 오전 7시 송달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공수처에서 발부 받은 영장을 어떻게 처리할지 내부 법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조본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에 대한 공수처 검사의 집행 지휘는 논란의 소지가 많이 있는 상황"이라며 "위법성 논란 등이 생길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공문을 접수해 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체포영장) 집행 주체는 여전히 공수처인 것은 분명하다"며 "공조수사본부 체제는 공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그 안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꾸준히 협의해 수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본건과 같이 중대한 사건의 수사에 작은 논란의 소지도 남기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 국수본과 의견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체포 업무 이첩을 철회하겠다는 뜻이다.


공수처는 "공수처법, 형사소송법 등 자체 법리검토 결과 영장집행 지휘권이 배제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여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 공조수사본부 체제 하에 잘 협의하여 집행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가 대통령 경호처의 저지로 5시간여 대치 끝에 철수했다. 체포팀은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30명, 경찰 인력 120명 등 150명 가량이었고 저지팀은 200명으로 더 많았다. 

 

공수처는 경호처 저지를 뚫을 대책을 고민하다 뾰족한 수가 없자 막판에 윤 대통령 체포를 경찰에 떠넘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체포영장 재집행은 무산된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서부법원이 발부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한은 이날 밤 12시까지다. 특수단은 체포영장을 이날 재집행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공수처 이재승 차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력적 한계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1차 영장 집행 당시 200명이 스크럼을 짜고 막았는데 우리가 그걸 어떻게 뚫겠나"라고도 반문했다.


이 차장은 "영장 집행이 늦어지고 걱정과 염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1차 집행 당시 그 정도로 강한 저항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고 (경호처) 협조를 기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수단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측하고 들어갔다"고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이 차장은 윤 대통령 측이 내란죄 수사권을 문제 삼는 만큼 경찰에 사건을 재이첩하는 방안에 대해선 "공조수사본부 장점이 있어 이첩한 것"이라며 "지금 잘 협조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 공수처가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장은 이날 법원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유효기간 연장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유효기간이 만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장을 재청구하는 대신 법원에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차장 설명이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의 법적 근거 없는 수사행태를 지켜보며 국가기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법 제24조를 들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의 이첩을 요청하거나 사건을 이첩하는 것에 대해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수사기관에 수사 중 일부를 '일임'하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는 범죄의 혐의 유무를 명백히해 공소를 제기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공사 중 일부를 하청주듯 다른 기관에 일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야도 공수처를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장의 무능과 우유부단함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엄동설한에 밤 세워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를 촉구한 국민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길 바란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는 정신 나갔고 (오동운) 공수처장은 바보, X맨"이라고 신랄히 비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지난 4년 동안 체포나 구속 영장을 단 한 번도 집행해 본 적 없는 기관이 공수처"라며 "위법적인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따졌다. 권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도 없으면서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나서서 한남동 관저의 극심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몰아세웠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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