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세로 떠오른 '신탁'...정비사업 해결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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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로 떠오른 '신탁'...정비사업 해결사 되나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4-11-12 16:46:00
목동·여의도 등 신탁 방식 재건축 바람
분당 신도시 선도지구도 신탁사와 맞손
신탁사 "재건축·재개발은 새로운 시장"

부동산 정비 사업에서 신탁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있지만 전문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고 사업 속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신탁 방식을 장려한다. 

 

12일 부동산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지 중 40여 군데가 신탁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목동 재건축 14개 단지 중 9곳이 신탁사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의도 삼익과 시범 아파트 등 7개 단지와 노원구 하계현대우성, 상계주공 5단지와 10단지도 신탁사와 손을 잡았다.

 

영등포 신길 10구역, 양천 신정 수정아파트, 신림 미성 재건축, 방화2구역, 흑석 11구역, 용산 삼각맨션 등도 신탁 방식을 골랐다. 

 

경기 지역도 다르지 않다. 1기 신도시 분당의 서현동과 정자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 대부분도 신탁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분당 까치마을1·2, 하얀마을5단지, 한솔1~3, 양지마을, 우성·현대아파트, 한양·삼성한신, 이매촌 삼성·삼환, 양지마을 등이다. 

 

사업 속도를 올리기 위해 광명 하안주공3·4·10·11단지, 철산KBS우성아파트 등은 신탁사와 업무협약을 우선 체결하기도 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최근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 속도가 더딘 현장들이 많아 신탁 방식을 선호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면서 "신탁사들 입장에서도 정비사업 시장이 사업적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가장 규모가 큰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6월 말 기준 수도권에서만 22개 단지 및 구역의 정비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32개 정비사업장을 관리 중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신탁방식 도시정비 수주 비중이 전체의 5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탁 방식은 전문성과 안전성, 사업 속도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전문가인 거주자들로 구성된 조합보다 전문성이 높고 조합 자금 관리 면에서 투명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인허가권자인 관할 구청이나 담당 시공사와의 원활한 소통, 자금 조달 능력 등에서 우월하기 때문에 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금융계열 신탁사는 이주비나 중도금 등 저금리 금융서비스도 가능하고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갈등을 줄여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통상 분양 수익의 2~4% 수준 수수료를 신탁사에 내야 한다. 

 

신탁 방식 정비사업은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입됐고 지난해부터 정부가 적극 권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국토부에서 표준 시행 규정과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보급하면서 신탁 방식을 선택하는 게 어느정도 보편화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게 중요하다"며 "사업 승인과 인허가 절차에서 승인권자와 부딪히게 되면 사업을 빨리 진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비사업 지역에서 빨리 갈 것이냐, 늦어도 우리 방식대로 할 것이냐 중에 '속도'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서울에서 신탁 방식을 선택하는 흐름이 강해지면 지방 사업지에서도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토지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이 사업을 맡아 준공까지 이끈 단지는 11곳에 그친다. 

 

한국토지신탁의 준공 단지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인천 남구 학익동 '학익 SK뷰', 대전 동구 용운동 'e편한세상 에코포레' 3곳이다. 대한토지신탁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촌 두산위브', 인천 계양구 작전동 '브라운스톤 계양스카이' 등 8곳을 준공시켰다.

 

조합과 신탁사의 갈등이 불거져 계약 해지까지 이뤄지면 되레 사업 지체 원인도 될 수 있다. 조합원 4분의3 이상이 동의하면 신탁사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권 팀장은 "신탁 방식을 선택한 곳 중 분양이 이뤄진 결과물을 보여준 곳은 많지 않아 무조건 신뢰할 수만은 없다"면서 "신탁사가 시행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 한다면 오히려 사업이 지체돼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도 지적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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