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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만 재건축 온기, 중소형사는 폐업 대란…건설업 양극화 가속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6-06-02 17:01:40
수도권 재건축·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대형사 독식
중소건설사는 수주절벽·건설비·자금난 '삼중고'

국내 건설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와 중소·전문건설사 간의 이른바 '위기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부촌의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과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대형사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져 역대급 수주 실적을 기대하는 반면, 지방과 중소 건설업체는 수주절벽과 자금난에 허덕이며 폐업 대란을 맞이하는 모양새다.

 

▲ 서울 강남 아파트. [이상훈 선임기자]

 

2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6년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종합 경기체감지수는 27.1로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며 극심한 침체를 기록했다. 

 

전월(38.1)보다는 11.0p, 전년 동월(36.8)보다는 9.7p 떨어지며 지속적인 하락세다. 그나마 수도권(35.2)은 전월(32.0)과 비슷하게 버텼지만, 지방(23.2)은 17.5p나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중소 건설사들의 폐업 현황에서 잘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폐업 신고를 한 건설사는 모두 1744곳으로 집계됐다. 종합건설사는 293곳, 전문건설사는 1451곳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486곳)보다 17.36% 많다. 종합건설사는 19곳, 전문건설사는 242곳이 추가로 문을 닫는다.

 

중소건설사를 짓누르는 악재는 복합적이다. 종합건설사는 사업 금융 조달과 시공 전반을 일괄 전담하는 원도급 구조상 외부적 충격을 가장 먼저 받게 되고, 하도급 개념의 전문건설업은 자재비와 인건비 등 공사비용 상승 충격을 직접 흡수해야 한다. 공사비 지급 지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한이익상실 등 금융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자금 문제에서도 신용등급과 담보력이 약한 중소사들은 지속되는 고금리 환경을 버틸 체력이 약하다. 건설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비중은 44.2%에 달했는데, 중소 건설사가 86%를 차지했다.

 

여기에 중동발 원자재가격 상승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이란전쟁의 충격이 원자재 가격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철근·아스팔트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전문건설사가 위기에 내몰리는 사이, 대형사들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비용 증가 등 업계가 맞이한 위기는 같지만,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린다.


대형사들은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PARK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540억 원보다 48.3% 증가했고, 롯데건설은 50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8억 원)보다 1226%나 뛰었다.

 

DL이앤씨는 157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810억 원)보다 94.3% 많은 성과를 냈고, 2556억 원을 기록한 대우건설도 지난해(1513억 원)보다 68.9% 올렸다.

 

직전 분기 영업적자를 냈던 포스코이앤씨는 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SK에코플랜트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9314억 원으로 전년 동기(684억 원)보다 약 1261% 증가했다.

 

여기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등은 올 상반기 국내 최대 재개발·재건축 현장인 압구정, 성수동 등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며 TOP3 행보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정비업계 역대 최고 누적 수주액을 기록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주춤했던 해외 시장 수주전에서도 다시 성과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태국 TTT Chang 에탄 터미널, 약 4416억 원) △삼성물산(UAE 고압직류 해상선로 송전공사, 약 2070억 원 증액수주) △쌍용건설(UAE 키파프 개발사업(3312억 원) 등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형사와 중소사 간의 양극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건설산업 생태계는 종합건설업과 수만 개의 전문건설업이 맞물린 수직적 공급망 구조로 공급망 하단의 붕괴는 전체 건설산업 역량의 손실로 귀결된다"면서 "단기적 경기 부양과 함께 하도급 생태계 건전화, 공사비 현실화, 소형사 금융 지원 등 구조적 처방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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