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잇단 사고 악재 발목 잡힌 현대엔지 '주춤'
SK에코플랜트와 롯데건설이 올 1분기 나란히 도약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6위 현대엔지니어링이 주춤한 사이, 8·9위였던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올해 상반기 치고 올라온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4조8997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9314억 원으로 1261.7% 증가했다.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은 전통 주택 사업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환경·에너지 및 첨단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꾼 데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AI 및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하이테크(Hi-Tech) 부문 매출이 1조4746억 원으로 74.7% 급증했고, 반도체 가스 및 소재 부문 매출도 143.8%나 뛰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M15X,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되면서 두드러진 실적을 올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AI 인프라 사업 매출 증가와 반도체 관련 사업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성장했다"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반도체 소재·가스 사업 및 메모리 반도체 생산·유통 사업의 수익 성장 등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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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 아파트. [이상훈 선임기자] |
롯데건설 역시 뚜렷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6012억 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0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8억 원) 대비 1226% 급증했다.
롯데건설은 전사적인 원가율 관리를 통해 1분기 원가율을 91.7%로 내리며 전년 동기 대비 3.7%p나 방어해 냈다. 과거 리스크 요인이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3조1500억 원대에서 올 1분기 말 2조9700억 원대로 줄였다.
롯데건설 측은 "원가 급등 시기에 착공했던 고원가 현장의 매출 비중이 줄어들고, 현장별 원가관리 강화 효과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수주 성과도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올 상반기 서울 송파 가락극동 재건축, 성동 금호21구역 재개발 등 시공권을 따내며 총 1조5049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날까지 올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 수주 실적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동반 감소하며 주춤한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5365억 원, 영업이익은 8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3조3668억 원) 대비 약 24.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1042억 원)보다 약 16.5% 줄어들었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큰 플랜트 부문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전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8년 수주한 인도네시아 원유 정제설비 발릭파판 현장과 2021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 평택 아파트 추락사고 등 안전사고 여파로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고 현장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외형 확장보다는 철저한 현장 안전진단과 내실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로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둔 상태다.
올 하반기 사업 전개 방향에 따라 이들의 격차가 더욱 좁혀질지 주목된다.
SK에코플랜트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시스템 구축 사업, 폐메모리 및 배터리 재활용 등 글로벌 환경 신사업의 본격적인 매출 가시화가 예정돼 있고,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를 2조원대 초반으로 축소해 재무 안정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하반기가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대형 해외 플랜트 공정이 본격화되고 발주처와의 공사비 증액 협상이 진척되면 하반기 반등이 가능하다. 아울러 시스템 정비를 마친 신규 정비사업 및 신사업 성과가 하반기 실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건설사 특성상 수주 일정이 연간으로 분산되다 보니 상반기에 약간 저조해 보일 수 있으나, 연간으로 봤을 때 굵직한 사업들이 하반기에 많이 예정돼 있다"며 "산업건축, 데이터센터 수주를 지속해 나가는 한편 에너지 부문 대형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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