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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상 첫 파업?…출구 없는 철강업계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1-12 16:53:56
포스코노조, 합법적 쟁의권 절차 돌입
현대차그룹 철강사들, 20일 양재동서 결의대회
中 경기부양책 실망, 美 트럼프 관세 우려 커져

철강업계가 업황 부진에 더해 노사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사상 첫 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율 관세 부과 리스크에 맞닥뜨리게 됐다. 내우외환의 탈출구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2일 한국노총 전국금속노조연맹 포스코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실무교섭에서 사측이 만족할만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판단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열흘의 조정기간동안 합의가 안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갖게 된다. 

 

▲ 소방당국이 지난 1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뉴시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일까지 11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무위에 그쳤다. 노조는 지난 7일 쟁의대책위원회를 뜨웠다. 

 

사측은 기본급 8만 원 인상과 경영목표 달성 동참 격려금 300만 원, 노사 화합 격려금 300만 원 일시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임금 8.3% 인상과 격려금 300%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는 것은 쟁의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이제 단체행동을 준비하겠다"면서 "결집하여 최초의 쟁의행위를 보여주자"고 했다. 

 

포스코노조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파업 수순을 밟았으나 극적 합의로 접은 바 있다. 올해 실제 파업이 일어나면 포스코뿐 아니라 원료를 납품 받는 다른 철강사들과 자동차, 조선 등 업종에까지 파장이 번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철강사 노조들도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철강분과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양재동(그룹 본사 소재지)은 앵무새같이'성과에 의한 차등지급'이라고 외치지만 계열사의 최대 성과에 대해선 '절대 현대차 노사합의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소위 '양재동 가이드라인'이 집요하다"면서 "그룹은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즉시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강분과위원회에는 현대제철,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종합특수강 등의 노조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 폐기, 노조 탄압 중지, 성실 교섭 촉구, 인력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오는 20일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 앞에서 2000여 명이 모이는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 등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438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가량 급감했다. 현대제철은 515억 원에 그쳐 77%가량 곤두박질쳤다. 

 

지난 10일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쇳물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이 멈춰서기도 했다. 포스코는 전체적인 조업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최근 몇년새 여러 사고가 잇따랐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는 철저히 시행하던 예방정비가 사라진 문제를 이야기한다"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전설비 투자는 등한시하고 예방정비를 하지 않는 사후약방문식 사후정비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철강업계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 8일 발표된 부양책은 중국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지방정부 부채 해결을 위해 5년간 10조 위안(약 1942조 원)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그 자체로 새로운 수요나 일자리 창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실망하는 반응이 많다. 

 

호재는 약했고 악재는 강렬하다. 트럼프 당선과 함께 미국 철강업체들 주가는 급등한 바 있다. 강한 보호막을 만들어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8년 집권 시절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기본관세 10~20% 부과를 공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미국의 보편적 관세 부과 조치는 철강 제품 수출 가격경쟁력 및 채산성 확보에 즉각적인 재약을 가할 수 있다"면서 "한국 철강 산업은 대미 무역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전통적인 관세 규정 및 쿼터 장벽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될 경우 중국 철강 제품의 한국 시장 유입이 더 증가해 수급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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