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내란 척결" 이재명 승리…'계엄 심판' 민심이 승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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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척결" 이재명 승리…'계엄 심판' 민심이 승부 갈랐다

장한별 기자
기사승인 : 2025-06-04 02:32:54
尹 일등공신…탄핵 찬성, 정권교체 여론 시종 과반
내란 프레임, 지지층 결집 효과적 득표전략
이재명 경쟁력 앞서…여론조사 지지율 시종 1위 독주
국힘·김문수, '탄핵의 강'서 자멸…이준석과 단일화 실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치러진 21대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무엇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심판 민심'을 등에 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개표가 93.8%가 진행된 4일 오전 2시30분 48.8%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지난 6개월 간 여론조사에서 시종 과반에 달한 것은 반민주·반역사적 퇴행인 계엄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일등공신'인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대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 당사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지상파 방송3사가 이 후보 승리를 예측하는 출구조사를 발표한 직후 KBS에 출연해 "주권자 국민이 내란 정권에 대해 불호령 같은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내란 프레임'은 이재명 당선인이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득표전략이었다.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한데 묶어 '내란 세력'으로 공격하는 건 지지층 결집에 효과적이었다. 

 

이 당선인은 중도·무당층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인사·정책 등에서 '우클릭' 노선을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지층 결집이 필요할 때면 수시로 '내란 세력 척결'을 앞세워 강공으로 회귀했다.

 

물론 이 당선인의 경쟁력이 보수 진영 후보들보다 앞선 점도 승인으로 꼽힌다. 이 당선인은 계엄 사태 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추격자들과 큰 격차를 보이며 지지율 1위를 독주해왔다. 일찌감치 형성된 '대세론'은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승하는 원동력이 됐다.

 

'사법 리스크'가 우여곡절 끝에 대선 전 사라진 것은 이 당선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출마의 불안감·의구심을 잠재우며 약진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은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파기 환송심 공판을 대선 후로 미룬 서울 고법의 결정으로 이 당선인은 구사일생했다.

 

이 당선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호감이 크게 높은 건 약점으로 지목됐다. 보수층은 물론 일부 중도층에서도 "이재명은 절대 안된다"는 비토론이 상당했다. 이른바 '이재명 포비아'다. 한때 이 당선인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머문 이유이기도 했다. 

 

거대 의석을 지닌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과 입법 독주도 걸림돌이었다. 보수 세력의 견제 심리를 자극해서다. 김문수 후보는 "괴물독재를 막아야한다"며 지지층을 결집했고 한동안 지지율 오름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은 난관을 돌파하고 대권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단일대오'를 갖춰 이 당선인을 전폭 지원했다. 친문 등 비명계 대다수가 선대위에 참여해 총력전을 펼쳤다. 지난 총선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며 낙천했던 박용진 전 의원까지 팔을 걷고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 12·3 비상계엄부터 6·3 대선까지 주요 일지. [장한별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크게 불리한 여건에서 조기 대선을 맞았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다. 모두가 단결·통합을 해도 모자랄 판에 갈등·분열로 일관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이 갈린 게 최대 악재였다. "친윤·비윤계가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당 주류인 친윤계가 대선 후 당권 장악을 노려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선택으로 일관한 것은 중도·무당층 이탈을 부채질했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윤 전 대통령은 이 당선인 '도우미'로 비쳤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고 '극우'로 몰렸다. 

 

친윤계가 '한덕수 단일화 카드'라는 무리수를 밀어붙이면서 당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어렵사리 경선을 통과한 김문수 후보는 초유의 단일화 막장극으로 큰 내상을 입었다. 국민의힘 자중지란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탈당, 한 전 총리 방관 등으로 가시화했다.

 

김 후보가 지닌 극우적 전력과 이미지는 내부적 패인으로 꼽힌다. 외연 확장의 걸림돌로서 지지율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는 외부적 패인이다. 김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시너지 효과'로 역전 기회를 잡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이 후보에게 단일화 명분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기는 어렵다. 탄핵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과 없이 선거를 치른 탓이다. 결국 탄핵의 강에서 자멸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준석 후보가 두 자릿수 득표에 실패한 것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시사한다. 

 

선거 막판에 터진 여러 논란과 네거티브는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준석 후보의 여성 신체 관련 폭력적 발언, 김 후보 아내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비하 발언, 보수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이런 이슈가 잇달았으나 판세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깜깜이 기간 이전 발표된 대로 이재명 후보 1강, 김 후보 1중, 이준석 후보 1약의 판세가 실제 투표에도 이어졌다. 일각에선 "이기는 후보를 밀어주자"는 사표 심리가 강해지면서 이재명 후보는 과반 득표하고 이준석 후보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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