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메시부터 홍명보·트럼프까지 관여…2026 월드컵 기록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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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부터 홍명보·트럼프까지 관여…2026 월드컵 기록 결산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6-07-20 16:51:32
스페인 우승으로 막 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역대 월드컵 본선 최초 9경기 연속 골' 등 기록 풍성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스페인은 19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꺾고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달 11일 개막 후 한 달여 동안 세계 축구 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번 대회를 주요 기록을 중심으로 되짚어본다. 

 

▲ 스페인의 라민 야말(왼쪽)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9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끝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19년 전인 2007년 12월, 20세의 메시는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 자선 행사에서 생후 5개월이던 야말을 목욕시킨 적이 있다. [AP 뉴시스]

 

메시, 월드컵 본선 최초 9경기 연속 골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역대 월드컵 본선 최초 9경기 연속 골 기록을 세웠다. 메시는 지난 대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호주전에서 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이집트를 상대로 한 이번 대회 16강전까지 9경기 연속 득점했다.

메시는 맹활약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지만,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두 번의 페널티킥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하면서 '단일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두 번 실축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

음바페,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 경신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10골을 넣으며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22골로 늘렸다. 기존 기록은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록한 통산 16골이었다. 대회 시작 후 메시가 통산 21골(이번 대회 8골)을 기록하며 먼저 클로제를 넘어섰는데, 이를 음바페가 다시 넘어선 것이다.

음바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단일 대회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나온 것은 1970 멕시코 월드컵에서 10골을 기록한 서독의 게르트 뮐러 이후 56년 만이다.

트럼프 전화 후 미국 팀에 '출전 정지 징계 유예' 특혜

미국 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은 32강전에서 퇴장을 당하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16강전에 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FIFA는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발로건의 징계를 1년 유예해 16강전에 나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 팀에 월드컵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특혜를 베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통화한 후 FIFA에서 특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남아공 감독, 월드컵 본선 승리 최고령 사령탑 등극

월드컵 본선 승리 최고령 감독 기록도 경신됐다. 주인공은 만 74세인 휴고 브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월드컵 본선 승리 최고령 사령탑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리스 대표팀을 이끈 오토 레하겔 감독(당시 만 71세)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후 만 73세인 카를로스 케이로스 가나 감독이 지난달 17일 파나마에 승리를 거두며 먼저 기록을 경신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브로스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한국과 벌인 경기에서 남아공을 승리로 이끌며, 월드컵 본선 승리 최고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소 인구·면적의 본선 참가국, 퀴라소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령 퀴라소가 월드컵 역사상 최소 인구, 최소 면적의 본선 참가국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인구 15만 명의 퀴라소는 32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조별 리그에서 월드컵 본선 첫 득점(독일전)과 첫 승점(에콰도르전)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퀴라소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끈 딕 아드보카트였다. 아드보카트는 이번 대회에서 팀을 지휘하며 '월드컵 본선 사상 최고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바다달팽이 학명으로 이어진 카보베르데 돌풍

인구 52만 명의 카보베르데 돌풍이 거셌다. 아프리카 대륙 서쪽의 섬나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으로 밟은 카보베르데는 스페인 등과 비기며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32강전에서 2대3으로 아르헨티나에 패하기는 했지만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가 준우승팀이라는 점은 카보베르데의 경기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방증한다.

돌풍의 중심에는 40세의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가 있었다. 보지냐가 스페인전 등에서 보여준 눈부신 선방은 많은 축구 팬의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 생물학자인 오르테아 교수는 보지냐의 선방을 기리기 위해 카리브해에서 발견된 신종 바다달팽이 학명('알디사 보지냐')에 보지냐 이름을 붙였다.

'브라질엔 무패' 노르웨이는 이번에도 천적 입증

노르웨이는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이자, 1930년 첫 번째 월드컵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모두 본선에 진출한 유일한 나라다. 축구 역사에 남긴 기록의 무게에서 노르웨이와는 차원이 다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 전적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 전까지 브라질과 남자 축구 대표팀 맞대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천적으로 불렸다. 1988년부터 4차례 맞붙어 브라질에 2승 2무를 거뒀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도 브라질을 2대1로 꺾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노르웨이는 브라질 축구 팬을 울렸다. 16강전에서 엘링 홀란의 두 골을 앞세워 브라질에 2대1로 승리했다. 브라질이 월드컵 16강 무대에서 탈락한 것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패한 후 36년 만이다.

44년 만에 막 내린 독일 '월드컵 승부차기 불패'

역대 월드컵에서 독일은 승부차기 강국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네 차례의 승부차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프랑스(1982 스페인 월드컵 준결승전), 멕시코(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 잉글랜드(1990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전), 아르헨티나(2006 독일 월드컵 8강전)가 냉정하고 침착한 승부차기를 선보인 독일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선 달랐다. 독일은 32강전 승부차기에서 파라과이에 3대4로 패하며 탈락했다. 독일 선수들이 승부차기에서 보인 모습은 냉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1982년 이후 44년간 이어진 독일의 월드컵 승부차기 불패 기록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 패배로 독일은 월드컵 세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에서 4회 우승한 독일이 녹슨 전차 군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녹슨 전차 군단'이라는 지적은 1994 미국 월드컵과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거푸 4강 진출에 실패한 1990년대에도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3번 연속 16강에도 들지 못한 근래 독일 축구의 침체 정도는 1990년대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확인됐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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