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수출은 '호조', 내수는 '우울'…산업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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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호조', 내수는 '우울'…산업 양극화 심화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4-17 17:20:42
전쟁 탓 얼어붙은 소비심리…신용카드 이용 줄고
건설경기 침체 '심각'…올해 건설사 127곳 폐업
"소비 둔화 추세…추경이 소비 개선에 도움될 것"

우리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호조인데 반해 내수는 부진한 흐름이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건설경기 등 침체가 심각해 '산업 양극화' 우려가 나온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출은 866억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49.2% 늘었다. 반도체 수출이 149.8% 폭증했다. 1분기 수출(2199억 달러)은 37.8% 증가했다.

 

▲ 경기 평택항 부두 야적장. [뉴시스]

 

수출이 잘 나가니 흑자 규모도 크게 늘었다. 1분기 무역수지 흑자는 504억 달러로 전년동기(67억 달러)보다 8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면 내수는 부진하다. 전쟁으로 스태그플레이션(물가가 오르면서 경기는 침체되는 현상)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4월 첫째 주(3월 28일~4월 3일)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전주 대비 14.6% 급감했다.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월 뉴스심리지수는 100.90으로 전월 대비 15.23포인트 급락했다. 미국 관세 충격이 가해졌던 지난해 4월(97.67) 이후 11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한은은 뉴스심리지수가 소비자심리지수(CCSI)보다 1개월 정도,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보다는 2개월가량 선행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3월 CCSI는 전월보다 5.1포인트 하락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1년3개월래 최대 낙폭이다. CBSI도 0.1포인트 내렸다. 뉴스심리지수가 선행지수란 걸 감안하면 CCSI와 CBSI 모두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CBSI가 내림세"라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너무 높으니 다들 소비를 꺼리게 된다"며 고유가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을 거론했다. 3월 수입물가지수(한은 집계)는 169.38로 전월(145.88)보다 16.1%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김상봉 교수는 아울러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쇼핑, 해외직구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흐름도 내수 경기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건설경기 침체는 심각하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전국 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가 1088건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1000건을 넘어선 건 2014년 1분기(1208건) 이후 12년 만이다.

 

또 4월 들어 16일까지 폐업 신고가 새롭게 159건 접수됐다. 올해 들어 4월 16일까지 건설사 총 폐업 신고 건수는 1247건이다.

 

경기가 안 좋으니 대출 연체율은 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76%로 전월 말(0.67%)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92%)은 0.10%포인트 뛰었다. 이 가운데 중소법인대출 연체율(1.02%)은 지난해 5월(1.03%) 이후 최고치다. 금감원은 "대내외 불안요인 등에 따라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출이 끌어올린 성장률을 내수가 갉아먹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영국 리서치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0%에서 1.6%로 낮췄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까지 떨어뜨렸다. 기존(1.8%)보다 0.8%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쟁 탓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고 평했다. 그는 "사실 수출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만 잘 나가고 있다"며 "산업 양극화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26조2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이 소비 개선이 도움될 거라고 기대했다.

 

신현송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 역시 "요새 전쟁으로 인해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률 하방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고 취약부문의 어려움도 가중된 상황"이라며 "추경이 이런 충격을 완화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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