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신혼부부도 아파트 월세 살아요"…전세대출 고금리가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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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도 아파트 월세 살아요"…전세대출 고금리가 부추겨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2-12 17:06:48
작년 서울 아파트 고액 월세 비중 38.9%…4년 새 9.6%p↑
대출규제에 전세대출 금리 고공비행…"월세보다 부담 커"

최근 빌라와 다가구주택 뿐 아니라 아파트에서도 월세 계약이 증가 추세다. 특히 100만 원을 넘는 고액 월세 계약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과 금융당국 대출규제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세대출 이자보다 부담이 적은 월세로 돌아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100만 원 이상 고액 월세 계약은 총 3만9000건으로 전체의 16.3%를 차지했다.

 

전세를 제외한 월세 계약(10만206건) 가운데 고액 월세 계약 비중은 38.9%에 달했다. 지난 2020년(29.3%) 대비 9.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500만 원 초과 초고액 월세 계약 비중은 0.4%에서 1.4%로 상승했다.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도 치솟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4.0%로 전기 대비 3.3%포인트 올랐다. 최근 2년 새 최고치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아파트 고액 월세 상승 배경으로 전세사기 우려가 꼽히지만 영향이 그리 크진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사기는 주로 빌라나 다가구주택에서 일어나지 아파트에선 드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는 보통 전셋값이 매맷값의 50~60% 수준이라 여유분이 충분하다"며 "다음 세입자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해 전세사기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요새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다 전세대출 금리도 높아 부담이 큰 점이 월세 수요 증가를 야기한 듯하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한 해 동안 5.23%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2월 첫째 주는 전주 대비 0.01% 올라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금융당국 대출규제 탓에 전세대출 금리는 고공비행 중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02~4.51%다. 대출규제 전인 작년 6월(연 3.81~4.13%)과 비교해 하단은 0.21%포인트, 상단은 0.38%포인트씩 올랐다.

 

그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대출금리는 더 뛴 것이다.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때문이다. 덕분에 은행 수익성은 향상됐지만 차주들은 울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 차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금융당국 의향에 맞춰 다들 금리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보니 오히려 월세부담이 더 적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18억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크기의 다른 주택은 지난 11일 보증금 4억2000만 원에 월세 420만 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두 계약을 비교해보면 전월세 전환율은 3.7%다.

 

또 서울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에선 지난달 10일 11억3000만 원으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크기의 다른 주택은 지난 3일 보증금 7억 원에 월세 135만 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3.8%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요즘 전월세 전환율은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 정도"라며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낮은 경우가 꽤 많다"고 밝혔다.

 

지난달 결혼한 30대 임 모 씨는 신혼집을 아파트 월세로 구했다. 임 씨는 "계산해보니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부담이 더 커 아내와 상의 끝에 월세로 정했다"며 "우리뿐 아니라 월세를 택하는 신혼부부들이 여럿"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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