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생활안정자금도 편법 사업자대출로"…금리 낮고 한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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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정자금도 편법 사업자대출로"…금리 낮고 한도 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11-07 15:37:33
가계대출 규제 심화에 사업자대출 유리한 면모 부각
주택 매수 목적 아니면 국토부 조사에도 걸리지 않아

생활안정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도 가계대출이 아닌, 사업자대출로 신청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같은 담보 형식이라도 사업자대출이 여러모로 유리해진 점을 노린 편법이다.

 

이 모(47·남) 씨는 "얼마 전 급전이 필요해 온라인 유통 분야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뒤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 물적담보대출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그는 "사업자 물적담보대출은 가계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고 한도가 커 유용했다"고 설명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물적담보대출은 사업자가 부동산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주택도 담보가 될 수 있다. 이 씨 등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들이 여기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우선 '저금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9월 실행한 가계 주담대 금리(신용등급 1~3등급 대상)는 연 4.01~4.25%다. 같은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연 3.87~4.31%다. 상단은 가계 주담대 금리가 0.06%포인트 더 낮지만 하단은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가 0.14%포인트 더 낮다.

 

대출모집인 A 씨는 "우대금리를 최대한 챙기면 사업자대출 쪽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에 진력하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사업자대출의 더 큰 장점은 '큰 한도'다. '6·27 대책' 후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는 최대 1억 원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사업자대출은 따로 법규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아 은행의 자체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고액 대출이 가능하다.

 

이 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1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했는데 가계대출은 제한이 엄격해 고민했다"며 "편법이지만 사업자대출로 필요한 돈을 저금리로 조달해 만족스럽다"고 했다.

 

A 씨는 "요새 다수 은행이 금융당국이 설정한 가계대출 총량규제 한도를 넘겨 여러모로 대출이 힘들어졌다"며 "특히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은 아예 중단한 곳도 여럿"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다른 모집인들도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슬쩍 편법 사업자대출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턱이 꽤 높아진 가계대출과 달리 사업자대출은 문호가 활짝 열려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이 까다롭게 굴지만 사업자대출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와 금융당국은 중소기업대출을 장려하는데 개인사업자대출은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되므로 은행 입장에서 별로 거리낌이 없다.

 

주택 매수 목적 사업자대출은 국토교통부 등이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으나 생활안정자금 목적일 때는 그 부분에서도 자유롭다.

 

A 씨는 "국토부는 주로 주택 매수 자금을 어디서 조달한 건지만 집중적으로 감시한다"며 "편법 사업자대출이더라도 주택 매수에 쓰지만 않으면 적발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고객들에게도 마음 편히 안내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라며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은데 가계대출을 계속 억누르니 다양한 편법 대출이 점점 늘어나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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