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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기지개 켜나…반도체 생산,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3-10-04 17:42:44
3분기부터 업황 개선 뚜렷…AI發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도
“고물가·고금리에 소비 부진…경기 뚜렷이 나아지긴 힘들어”

반도체업황이 나아지면서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한줄기 빛이 비치는 모습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2.2% 늘었다. 5, 6월 2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7월 감소했던 전산업생산은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지난 2021년 2월(2.3%)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폭 성장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우리 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산업이 반등할 조짐을 보여 고무적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반도체 생산은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반도체 생산이 13.4% 늘어 지난 3월(30.9%)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하면서 전산업생산 성장을 이끌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등 광공업 생산이 크게 늘면서 전산업생산도 대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9월 들어 수출도 나아지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서 9월 수출(546억6000만 달러)은 전년동월 대비 4.4% 줄었지만, 지난 1년 중 감소폭은 제일 낮았다. 반도체 수출액(99억 달러)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았다.

 

반도체산업이 생산과 수출에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정부는 경기 반등 가능성을 점쳤다.

 

무역수지(수출-수입)는 37억 달러 흑자로 2021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흑자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중국 경기 둔화 등 녹록지 않은 대외 여건 속에서도 우리 수출은 점차 개선 흐름”이라며 “플러스 전환 변곡점에 서 있다”고 평했다.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뉴시스]

 

전산업생산과 수출 개선이 3분기부터 반도체업황이 나아진 데 기인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디램 매출은 114억3000만 달러(약 15조4270억 원)로 전기 대비 20.4% 급증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에도 D램 매출 성장을 점쳤다. 또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부진한 수요로 회복이 더지지만, 4분기에는 평균 가격이 3~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일제히 감산에 들어가면서 3분기부터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3분기부터 디램 등 메모리반도체 평균판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디램 수요가 올해보다 13%, 낸드플래시는 16% 늘어나 내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부분이 국내 반도체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큰 수혜로 돌아오고 있다. 생성형 AI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인데, GPU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90%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점하고 있다. 아직 전체 디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도 일반 D램보다 6~7배는 비싼 점이 고무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AI발(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향후 디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에 훈풍이 불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내년부터 상승 사이클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슈퍼 사이클을 기대했다.

 

반도체업황 개선은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및 교역의 완만한 개선과 이로 인한 제조업 경기 상승 등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2%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큰 기대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고금리, 고물가, 중국 경기 부진 등 악재가 많다”며 “올해 경제가 워낙 나빠 기저효과로 내년에 약간 회복하긴 하겠으나 대폭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가 겹쳐 소비자들 주머니가 가벼워졌다”며 “소비 부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3.6%)는 모두 증가했으나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는 0.3% 감소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올해 하반기와 내년 경기에 대해 "수출 증가 등 상방요인과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와 투자 제약 등 하방요인이 혼재한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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