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쿠팡에 3.4조 베팅 손정의…정용진·신동빈과 100조 시장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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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3.4조 베팅 손정의…정용진·신동빈과 100조 시장 맞짱

남경식
기사승인 : 2018-11-23 17:06:03
쿠팡, 외형 성장 기조 유지…신세계·롯데와 출혈 경쟁 전망
손정의·정용진·신동빈, '온라인사업' 강력한 의지

쿠팡(대표 김범석)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약 2조3000억원(2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커머스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78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00조원은 무난히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쿠팡의 적자폭이 여전히 크고, 유통대기업 신세계와 롯데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쿠팡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도 쿠팡은 2014년 미국 벤처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과 자산운용사 '블랙록', 2015년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에서 총 1조6000억원(14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적자만 해도 1조7000억원에 달해, 투자금을 모두 소진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쿠팡은 영업손실이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50억원, 2017년 638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쿠팡은 여전히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시스템을 갖추는 등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적자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 쿠팡 김범석 대표(오른쪽)와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 [쿠팡 제공]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번에 투자 받은 2조3000억원은 굉장히 큰 액수지만, 적자 규모가 금방 줄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면서 "현재 추세라면 3년 만에 투자금이 또 소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2019년까지 물류센터 규모를 두배 이상 확대하는 등 앞으로도 외형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규모의 경제를 강화해 이커머스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최근 유통대기업 신세계와 롯데도 온라인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쿠팡의 청사진이 어두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전략은 적자 폭을 줄이는 등 내실 경영에 방점을 두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와의 경쟁에서는 차별점이 될지 모르겠지만, 최근 온라인사업에 뛰어든 신세계와 롯데도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또다른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뉴시스]


신세계그룹은 지난 10월 '온라인 신설법인 신주 인수계약 체결 발표식'을 열고, 1조원의 투자 유치를 확정해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한다고 밝혔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신설법인의 물류 및 배송 인프라와 상품 경쟁력, 정보기술(IT) 기술력 향상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3월 "세상에 없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 센터를 경기 하남에 짓기로 했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물류 강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쿠팡과 신세계의 전략이 같은 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과 관계없이, 이전에 발표했던 대로 온라인사업을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롯데도 3조원을 온라인사업에 투자해 2022년 이커머스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쿠팡이 이번에 투자 받은 2조3000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라, 쿠팡은 '쩐의 전쟁'에서도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디지털 전환'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등 온라인사업에 그룹 오너의 의지까지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13일, 첫 행보로 롯데정보통신이 주관한 '디지털혁신 생태계 세미나'를 선택했다. 이날 행사에서 롯데정보통신은 물류 전 과정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솔루션 등 스마트 유통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뉴시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 벤처스가 쿠팡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손정의 회장이 쿠팡의 보유 지분을 늘려 직접 한국에 진출할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손정의 회장의 최대 주주 지위가 더 높아졌을 것"이라며 "기존 지분 20%에다가 이번 투자로 20% 넘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총 지분은 4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회사의 지분 구성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2015년에 손정의 회장이 쿠팡의 지분 20%를 확보했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지난 5일 소프트뱅크의 결산발표 설명회에서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아마존에 해당하는 회사"라면서 "우리가 이미 최대 주주"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지분 100%는 미국에 본사를 둔 모기업 쿠팡엘엘씨(Coupang LLC)가 갖고 있다. 쿠팡엘엘씨의 지분구조가 곧 쿠팡의 지분구조인 셈. 그러나 쿠팡엘엘씨의 지배구조는 베일에 쌓여있어 주주 구성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한편 손정의 회장은 2000년, 당시만 해도 신생 IT기업이었던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한 뒤, 2004년 6000만달러를 재투자한 바 있다. 결국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쇼핑몰로 발돋움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번 투자로 한국에서 제2의 알리바바를 탄생시킬지, 아니면 국내 유통대기업 신세계나 롯데에 가로막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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