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차종별로 LG엔솔·SK온·CATL 배터리 적용
완성차 원가 이해도 높아져...배터리사 협상력 변화 가능성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조달 전략이 다변화하고 있다. 특정 공급사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차량 가격과 성능, 용도에 따라 배터리 종류와 공급사를 달리하는 구조로 바뀌는 모습이다.
이에 맞춰 배터리 업체들도 고성능부터 중저가형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선택 폭이 다양해지면서 양측의 협상력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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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GM 등 완성차 업체와 국내 배터리 3사 간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 [챗GPT 생성] |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배터리를 활용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는 차세대 전기차용 리튬망간리치(LMR) 각형 배터리를 개발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S에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는 소듐이온 배터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와도 고에너지밀도와 급속충전 성능을 갖춘 차세대 각형 배터리를 공동 개발 중이다.
그러나 모든 완성차 업체가 GM처럼 자동차와 ESS 사업을 함께 놓고 배터리 전략을 짜는 것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GM과 포드 같은 경우는 배터리 합작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생산라인을 조정하면서 남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ESS용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라며 "모든 자동차 회사가 이 같은 전략을 취한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차급별로 요구되는 배터리가 달라지는 만큼 배터리 포트폴리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는 차종에 따라 배터리 종류와 공급사를 달리하고 있다. GM처럼 전기차와 ESS를 아우르는 전략은 아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와 중국 CATL 제품을 차종별로 나눠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5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에는 SK온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아이오닉6와 경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를, 코나 일렉트릭에는 CATL의 NCM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기아도 EV3에는 LG에너지솔루션, EV6와 EV9에는 SK온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를 탑재한다. 니로 EV와 EV5에는 CATL의 NCM 각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경형 전기차 레이 EV에는 CATL의 LFP 각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현대차·기아도 차량 가격과 성능, 배터리 형태에 따라 복수의 공급사를 선택하는 구조가 자리 잡은 셈이다.
이처럼 전기차의 배터리는 차급과 가격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다. 에너지밀도가 중요한 고성능 차량에는 하이니켈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보급형 차량에는 LFP가 적용되는 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원통형 46시리즈와 고전압 미드니켈, LMR, LFP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기존 삼원계 중심에서 벗어나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용 LFP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사 한 곳에 의존하지 않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다양한 복수 업체와 협업하는 방식이 보편화됐다"라며 "현대차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복수의 배터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종류와 공급사의 다변화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협상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터리 원가 정보가 공개되고 소재 업체와의 직접 협상까지 늘어나면서 셀 업체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보다 배터리 업체들의 협상력이 조금 약해진 부분이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셀뿐 아니라 양극재와 전해질, 음극재 등의 원가를 상당 부분 파악하면서 특정 배터리 업체에 의존할 필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공급사가 4~5개까지 늘어난 상황"이라며 "셀 업체뿐 아니라 그 아래 소재 업체와도 개별적으로 단가 협상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셀 업체가 갖고 있던 헤게모니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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