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조선의 국모' 엄경아 "조선업 장기호황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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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국모' 엄경아 "조선업 장기호황 초입"

이수민 기자
기사승인 : 2026-04-20 18:01:18

 

조선주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줄기차게 오르다 3개월간 조정받다가 최근 며칠 사이 가파르게 반등했다. 2차 랠리가 시작되는 것일까.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조선은 아직 수퍼사이클의 초반이며, 2차 랠리의 시작"이라며 "조정받은 시기가 기회였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엄 위원은 20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조선업 사이클과 투자 전략을 짚었다. 엄 위원은 증권가에서 '조선의 국모'라는 별칭이 붙은 조선업 애널리스트다.

 

"지표가 먼저 말해준다"…신조선價 3주 연속 반등

엄 연구위원이 반등을 "2차 랠리의 시작"이라고 진단한 근거는 지표 전환이다. 1년 반 동안 빠지던 신조선 가격 지수가 최근 3주 연속 고개를 들었다. 선행 지표는 이미 먼저 움직였다. 2025년 하반기부터 해상종합운임이 오르고, 중고선 거래가 활성화되며 중고선 가격이 신조선 가격을 넘어서는 보기 드문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는 "2021년과 2025년 말 외에는 잘 나오지 않는 패턴"이라며 "사이클상 신조선 가격이 돌아설 때가 왔다"고 말했다. 업황 지표가 돌아섰는데 주가만 조정을 받은 만큼 "충분히 올라갈 자리"라는 판단이다.

 

▲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이 20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KPI뉴스 유튜브 캡처]

 

조정 국면에서 빅3의 고점 대비 낙폭은 10%안팎으로 적지 않다. HD현대중공업은 고점 대비 18%대, 한화오션은 12%대, 삼성중공업은 7%안팎 빠졌다. 엄 연구위원은 "HD현대중공업은 지분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부담이 컸고,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방산 테마를 품어 지난해 더 많이 올랐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교체 수요가 이끄는 사이클은 아직 초반이다"

이번 사이클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과거 호황은 해운 운임이 끌어올렸지만 코로나 운임 프리미엄은 2023년 모두 가라앉았다. 지금의 발주는 탄소 감축 규제에 따른 교체 수요가 중심이다.

엄 연구위원은 "전 세계 선박 10만 척 중 1년에 2000척씩 교체해도 10년이 걸린다"며 "개체 수가 많은 선종은 시작도 안 했다"고 말했다. 2050년을 향한 장기 교체 사이클로, 지금은 초반 구간에 해당한다는 진단이다.

수주 잔고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발주가 늘기 시작했고, 그는 "2026년 1분기 발주 강도가 지난해 1~3분기 합계보다 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금은 조선소보다 기자재"…엔진이 핵심

종목 선택의 축도 달라지고 있다. 엄 연구위원은 "지금은 기자재가 더 유리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조선소 확대로 엔진·탱크·구조물 수요가 함께 늘어나서다.

그중 핵심은 엔진사다. 선박 엔진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곳은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이고, 한화엔진과 HD현대마린엔진이 뒤를 잇는다. 발전용 엔진 수요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컨테이너 박스에 엔진을 넣어 여러 대 납품하면 그 자체가 발전소 역할을 한다"며 "전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 최선호주로는 HD한국조선해양을 꼽았다. "조선을 코어로 두면서 기자재까지 품은 사실상 조선 ETF"라는 평가다.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6년 추정 PER(이익 대비 주가 비율) 6배, ROE(자본수익률) 29%인 반면 HD현대중공업은 PER 20배대, PBR(주가자산비율) 4~5배로 부담이 크다. 그는 "수주 산업은 PER보다 수주 잔고와 비례하는 PBR로 봐야 한다"며 "섹터 내 가장 싼 종목"이라고 말했다.

공격적 선택으로는 한화오션을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 시나리오가 어긋날 경우 리스크가 가장 크지만, 성공 시 탄력도 가장 크다"는 이유에서다.

"필리핀에서 열리는 새 성장 스토리"

이번 사이클에는 과거에 없던 변수가 하나 더 붙는다. 해외 생산이다. 필리핀 조선소가 빠르게 정상화되며 2030년까지 연 10척 생산 체제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엄 연구위원은 이를 "조선업이 성장 산업으로 다시 정의되는 계기"라고 표현했다.

해외 캐파가 늘면 엔진·기자재 수혜도 커진다. 그는 "조선소 캐파에 매몰되지 않고 선박 가격과 엔진 객단가 상승을 같이 누릴 수 있다"며 "이번 사이클을 과거와 구분 짓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경계할 건 중국…원가 리스크는 작다"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의 추격이다. 2022년 홍미그룹에 인수된 다롄 조선소는 2024년 2척에 그쳤던 인도량을 2025년 17척으로 끌어올렸다. 강소 신양쯔장조선·뉴타임즈조선 등 중국 3대 민간 조선소의 수주 잔고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다만 고유가 탱커 선종은 한국이 여전히 우위를 지킨다는 게 엄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원가와 인력은 안정 국면이다. 후판은 건설 경기 부진으로 가격이 안정적이고, 인력도 2022년 대규모 채용 인원이 훈련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되며 효율이 올라왔다. 그는 "수주 산업의 가장 큰 악재는 수주 둔화 자체"라고 덧붙였다.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

결론은 분명하다. "지난 3개월 조정이 기회였고, 지금 진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실적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사두는 전략을 권했다. 주가는 기다려주지 않지만 실적은 쉬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엄 연구위원은 "과거에 없던 긴 사이클이 시작됐고, 단기 조정은 오히려 기회였다"며 "조선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확산되는 구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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