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역대 최악 정책" 주세법 개정안에 질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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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정책" 주세법 개정안에 질타 이어져

남경식
기사승인 : 2019-06-03 18:56:03
"종량세, 수입 주류 점유율 더 키울 것"
조세연 "모든 입장 반영 어려워…최대한 노력한 결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이 발표한 주세법 개정안에 대해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당초 목적이었던 국내 맥주의 경쟁력 강화에도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정부가 연내 입법을 강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세연은 3일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종량세 전환 방안 세 가지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된 방안들을 종합하면 맥주와 막걸리는 우선 종량세로 전환되고, 소주 등 증류주는 종량세 전환이 일단 유예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서 이뤄진 토론에서는 지역 소주 업계, 전통주 업계 등을 중심으로 조세연의 발표 방안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장,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 수석부회장,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이준규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양순필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과장, 이종수 무학 사장,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왼쪽부터) 등 토론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제3대 조세연 원장을 역임한 최광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지금 내용대로 간다면 역대 최악의 정책이 될 거라고 장담한다"며 "어느 제품이든 수입과 국산이 있는데 주류에 한해서만 국내 제품이 차별받고 있다고 세제를 개편하겠다는 정책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종량세로 전환되면 아주 질 좋은 외국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와 수입 주류의 시장점유율이 더 커질 것"이라며 "국내 맥주도 더 손해를 볼 텐데 이걸 왜 예측을 못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주세법 개정이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메이저 주류회사의 배만 불려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종수 무학 사장은 "수입맥주와 국내맥주의 불균형 해소에서 시작된 종량세 전환에 갑자기 소주까지 포함시켜 곤혹스럽다"며 "특히 지방 소주 회사 입장에서는 더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맥주와 소주를 모두 갖고 있는 메이저 회사들이 지방을 공략했을 때 피해가 감안됐어야 한다"며 "수입맥주가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제가 알기로는 국내 메이저 맥주사들이 수입맥주의 70%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제민 한국와인생산협회 회장은 "프랑스는 주류 종량세이지만 자국 와인에 대해서는 영세율을 적용하고, 호주도 와인은 종가세"라며 "술은 지역 문화와 농업과 결합되어 있어, 종량세냐 종가세냐 보다도 어떻게 지역 와인의 경쟁력을 지키고 농업을 보호할 건지 대안 제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조태권 화요 회장은 이날 발표된 개편안에 대해 "추상적이고 수치가 전혀 없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반면, 맥주 업계는 종량세 전환에 대해 적극 환영 의사를 밝혔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수입맥주의 성장과 함께 국부 유출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며 "오비맥주는 연간 3000억 원의 배당금을 브라질 본사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에 국부가 밖으로 새어나가고 있다"며 "많은 청년들이 수제맥주 회사를 창업해서 세계대회에서 수상하고, 수출 실적도 내는 상황에서 종량세 개편을 미뤄서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종량세 개편이 국내맥주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은 "주류 가격에는 관습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며 "제도 개편으로 시장이 바로 반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입맥주 가격이 올라가고 국산맥주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개편안이 여러 업계의 이해관계를 모두 만족시키려다 보니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명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주류 종량세는 음주의 사회적 비용을 부과한다는 의미에서 많이 쓰인다"며 "하지만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조5000억 원에서 24조 원에 이르는데 주세는 4조 원 수준으로 턱없이 모자라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현실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인 방안도 논의되지 않아 아쉽다"며 "그리고 고도주·고세율, 저도주·저세율이라는데 개편 방안을 보면 고도주·저세율, 저도주·저세율이다"고 지적했다.


또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상이한 관점이 나타난 것 같은데 이는 경제 원칙에 따른 합리적인 행동"이라며 "하지만 자원 배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아쉽다"고 말했다.


여러 비판에 대해 개편안을 발표한 홍범교 조세연 연구기획실장은 "현실적으로 업계의 입장과 정부가 추구하는 목적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었다"며 "최선의 연구는 아니지만, 최대한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개편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지만, 양순필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과장은 "구체적인 내용이나 발표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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