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류순열의 직썰] '보수 참칭'조차 할 수 없는 윤석열 정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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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의 직썰] '보수 참칭'조차 할 수 없는 윤석열 정권 사람들

류순열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4-05-29 17:48:43

윤석열 대통령은 이념을 중시한다.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했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고 했다.작년 8월말 국민의힘 의원연찬회 발언이다.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2022년 10월 중순 국힘 원외당협위원장 오찬장 발언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입에 달고 살았다. 취임 일성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로 나라를 재건하겠다"였다. 모두 보수 가치를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탈레반적 결기가 느껴지는 발언들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언어라기엔 너무 원색적이고 공허하며, 거칠고 위험하다고 느꼈다.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을 따르는 적대적 반국가 세력이란 말인가. 민주화운동 역사를 지녔다는 게 다를 뿐 엄밀히 따져보면 마찬가지로 기득권 보수정당일 뿐인데, 과장과 왜곡이 가히 범죄 수준이다.

 

그렇게 과격하게 발언할 때부터 예감하긴 했다. 보수의 깃발 아래서 보수가 중시하는 '자유'가, 그리고 '민주'가 억눌릴 거라는 것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민주주의가 없고, 정의사회구현을 외친 전두환 정권에서 정의가 실종된 것처럼.

 

그런데 이 정도로 대책없이 막장까지 갈 줄은 몰랐다. 지난 2년 윤 정권은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를 깡그리 짓밟았다. 비판 언론엔 종북좌파 낙인을 찍고 탄압했다. 기자를 고발하고 집을 압수수색했다. 공권력을 악용한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다. 법치의 이름으로 법치를 파괴하고, 자유의 이름으로 자유를 억압한 것이다.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21조 언론·출판의 자유)가 그렇게 숨쉴 공간을 잃어갔다.

 

정치적 자유, 경제적 자유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의 눈밖에 난 여당 실력자들이 친윤 '홍위병'들에게 조리돌림당하고, 재벌 오너들이 수시로 불려가 병풍처럼 도열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어느 누가 지금 이 땅에서 헌법이 보장한 국민 기본권을 온전히 누리고 있는가.

 

맘껏 자유를 누리는 이는 오직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 뿐이다.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헌법 11조)는데, 이들은 이 마저도 예외다. 검찰 권력을 총동원해 야당 대표와 배우자를 탈탈 털면서도 뇌물수수(디올백), 주가조작(도이치모터스) 등등 범죄 혐의에 연루된 김 여사는 소환 한번 하지 않았다.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회적 특수계급'의 탄생인가. 심각한 법치 파괴가 아닐 수 없다.

 

집권 2년밖에 안된 여당의 총선 참패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4·10 총선은 민심이 몽둥이를 들어 윤 정권의 무능, 오만, 불통을 심판한 선거였다. 그런데도 심판받은 줄 모른다. 달라지는 척 했을 뿐 달라진 건 없다. 어이없고 신기한 일이다.

 

윤 대통령의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국힘의 재의결 반대 '단일대오'는 이 정권이 안하무인, 고집불통의 국정운영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무엇보다 보수의 이름으로 보수가치를 짓밟은 최악의 결정판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장병의 억울한 죽음, 그 진상을 밝히는 일은 마땅히 보수가 책임져야 할 일. 그런데 거꾸로 제동걸고 방해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목조목 거론한 특검법 거부 이유도 죄다 거짓말로 드러났다. 국민 기만이고, 국가 망신이다.

 

윤석열 정권은 진작에 보수 자격을 상실했다.정진석 비서실장은 국힘 비대위원장 시절 방송에서 쓴소리 하는 그쪽 출신 인사를 '보수 참칭 패널'로 낙인찍은 적이 있다. 출연을 막아달라고 공문까지 보냈다. '참칭'(僭稱)이란 '분수에 넘치는 칭호를 스스로 이른다'는 뜻이다.

 

누가 누구더러 '보수 참칭' 운운하나. 윤석열 정권 사람들이야말로 보수는커녕 보수 참칭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이 무산되자 백발의 예비역 해병대원(214기 이근석)은 눈물 쏟으며 소리쳤다.

 

"당신들이 사람이냐","너희가 보수냐","이 게 나라냐."

 

▲ 류순열 편집인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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