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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조금과 정치셈법…TSMC·삼성전자, 美 투자 늘린 이유는

김윤경
기사승인 : 2024-04-09 19:36:46
美, TSMC에 66억 달러 반도체 보조금 지원
삼성전자도 60억 달러 넘는 보조금 수혜 전망
시설 투자 대폭 확대…보조금의 10배·7배 예고
대선 앞두고 정치 공약·지역 성향 보조금에 영향

인텔에 이어 대만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보조금 수혜가 확실시된다.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예상보다 많은 보조금을 지원받지만 미국내 시설 투자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미 정치권의 복잡한 정치셈법 때문이다.

 

다가올 대선을 앞두고 미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는 보조금 지급과 천문학적 시설 투자, 그에 따른 일자리 확충과 지역 경제 활성화 공약을 함께 발표하고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 인텔 공장에서 총 195억달러 규모의 지원금 지급을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9일 로이터와 AP,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두 기업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은 각각 66억 달러(약 8조9000억원)와 60억 달러(약 8조900억 원) 이상이다.

 

TSMC가 미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 규모는 총 116억 달러에 달한다. TSMC는 66억 달러의 반도체 생산 보조금에 50억 달러(6조8000억원)의 낮은 이자 대출 지원도 받는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 장관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보조금과 함께 50억달러 규모의 저리 대출도 TSMC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과 추가 대출 지원이 유력하다. 오는 15일(현지시간)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8월 백악관에서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하고 있다. [미 백악관 유튜브 캡처]

 

반도체 보조금은 반도체법(Chips&Science Act)에 따라 미국내 반도체 생산을 지원할 용도로 마련됐다. 미 정부는 반도체 생산 390억달러(약 52조원), 연구개발 지원 132억달러(약 18조원), 글로벌 공급망 강화 5억달러(약 7000억원) 등 5년간 527억달러(약 70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390억 달러의 생산 보조금 중 280억 달러(약 37조 원)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게 지원된다. 첫 수혜 대상은 미국 기업 인텔이었다. 인텔은 85억 달러(11조3000억원)의 보조금과 최대 110억 달러(14조6200억원)의 대출을 포함, 총 195억 달러(약 25조9200억원)를 지원받기로 약속 받았다.
 

자국우선주의에 기초한 반도체 보조금이 한국과 대만 기업으로 향하는 배경에는 천문학적 규모의 시설 투자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기업들의 미국내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TSMC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확정되자 400억 달러였던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2개의 반도체 공장에 이어 2030년까지 세 번째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확약했다. 아울러 오는 2028년부터는 미 본토에서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반도체도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보조금을 받으면 투자액을 17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공장 건설에 이어 추가 생산 기지 건설이 유력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공장에서는 생산 규모를 늘리고 또 다른 미공개 지역에 추가로 생산기지를 건설, 미국산 첨단 반도체 생산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다. 

 

보조금의 10배·7배 시설투자, 경제 활성화 공약으로

 

두 기업의 투자가 이뤄지면 TSMC는 보조금의 10배 이상, 삼성전자는 7배 이상을 미국내 생산기지 건설에 투입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TSMC의 투자는 지역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활용할 좋은 재료가 된다.

 

기업들에게도 반도체 시설 확대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내 시설 투자를 늘리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두 기업들이 만드는 최첨단 반도체는 '미국산'이 된다. 

 

미국에 위치한 빅테크들은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등 미래 산업에 활용할 반도체를 미국에서 바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의 미국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수급에 가장 유리한 지역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대선 정국…지역 성향도 보조금과 투자확충에 영향

 

미 대선 시기라는 점도 이번 반도체 보조금 지급과 투자 확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만 기업이라는 취약점에도 TSMC가 예상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게 된 데는 공장을 짓는 곳이 아리조나주라는 점이 주효했다는 시각도 있다.

 

아리조나 주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합주로 분류된다. TSMC의 아리조나주 투자 확대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역 민심을 얻을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상황이 다르다. 텍사스주는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가 바이든 측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의 보조금 지급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행사에는 공화당 소속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초청받았다"고 전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TSMC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로선 이를 확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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