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불법 증축' 해밀톤호텔 벌금형에 솜방망이 처벌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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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축' 해밀톤호텔 벌금형에 솜방망이 처벌 지적

김경애
기사승인 : 2023-11-29 19:30:44
이태원 참사 첫 선고, 일부 혐의만 인정
이모 대표 벌금 800만 원 선고, 가벽 설치는 무죄
유가족 "반쪽짜리 판결 아쉬움, 항소심서 면밀 판단"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골목 현장에 위반 건축물을 세워 교통에 지장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모 해밀톤호텔 대표(76)가 29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를 두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반쪽짜리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이 해밀톤호텔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서쪽 철제 패널 부분 건축법·도로법에는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 핼러윈데이를 앞둔 지난 10월 경찰과 공무원들이 이태원 참사 현장 주변에서 안전근무를 하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재판부 "가벽 설치 무죄, 고의성 인정 안 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정금영 판사)은 29일 오전 건축법·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이 대표와 호텔을 운영하는 법인인 해밀톤관광에 대해 일부 공소사실만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를 받아 이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라운지바 브론즈 임차인 안 씨와 인근 주점인 프로스트 대표 박 씨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 원과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2018년 1월 1일 호텔 북쪽에 위치한 브론즈에 연결된 테라스를 무단 증축하고 2019년 11월 용산구청 단속으로 잠시 철거했다가 열흘 만에 다시 건축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인 해밀톤호텔 건물 서쪽에 관할 구청에 신고도 하지 않고 2018년 2월 가벽을 축조, 도로를 20cm 침범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봤다.

 

2010년 이전부터 현재 가벽과 유사한 형태의 가벽이 있었는데도 가벽이 건물 건축선을 침범해 문제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건축선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가벽을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건축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가벽이 호텔 건물에 속한 건축물로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채 축조됐으므로 관할 관청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도로 위에 담장을 축조해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도로 통행에 지장을 준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족들 "일부 혐의 무죄 선고, 반쪽 판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해 '반쪽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해밀톤호텔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서쪽 철제 패널 부분의 건축법·도로법에는 무죄를 선고한 반쪽짜리여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그럼에도 해밀톤호텔의 서쪽 철제 패널 담장은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에 따라 참사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돼 기소됐다"며 "향후 해밀톤호텔 서쪽 철제 패널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증거가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판 진행 과정에서 해밀턴 호텔의 서쪽 철제 패널 부분에 대해 해밀톤호텔 측 건축사와 인테리어 업자에 대한 증인 신문만 진행된 부분도 아쉽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하지만 이번 판결은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물에 9년 간 과태료만 부과하며 책임을 방기한 박희영 용산구청장 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이후 진행될 항소심에서 무죄 부분에 대해 보다 면밀한 판단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대표는 구청에 신고 없이 해밀톤호텔 서쪽에 구조물을 불법으로 증·개축하고 무단으로 임시 건축물을 설치해 도로를 침범한 혐의로 올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세로 약 21m, 폭 약 0.8m, 최고 높이 2.8m의 철제패널 재질 가벽을 관할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세움으로써 건축선을 약 20cm 침범하고 도로를 좁게 해 교통에 지장을 줬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앞선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안씨와 박씨에게 각 징역 8월을 구형했다. 해밀톤관광과 디스트릭트에는 각 벌금 1000만 원과 2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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