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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이로소이다' 이 때 이것이?

이성봉
기사승인 : 2018-07-19 19:56:15
'제중원' 한글 해부학 교과서 대중에게 처음 공개

▲ 오늘 날 일상적으로 쓰이는 몸에 대한 용어들이 개화기 한글 해부학 속 몸을 나타내는 말 가운데 정착되어 쓰여지고 있다. (사진=국립한글박물관 특별기획전 포스터)

 

우리나라 최초 한글 해부학 교과서인 ‘제중원(濟衆院) <해부학>’을 소개하는 <나는 몸이로소이다-개화기 한글 해부학 이야기>가 지난 19일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렸다. 1906년 제중원에서 만든 초간본이자 전질이 갖춰진 유일본인 한글 해부학 교과서 <해부학> 1~3권이 기획특별전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1885년(고종 22)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 제중원은 조선인 의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한글 해부학 교과서가 필요했다. 의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에비슨(Oliver R. Avison, 1860-1956)은 한국인 조수와 함께 그레이(Henry Gray, 1827-1861)의 'Anatomy of the Human Body'를 한글로 번역했지만 조수의 죽음과 함께 완성된 원고도 사라졌고, 이후 제중원 의학생 김필순(1880-1922)을 만나 재번역한 원고 역시 불타 없어졌다. 


세 번째로 번역한 책이 바로 이마다의 '실용해부학'이다.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번역하는 일을 되풀이하면서 마침내 1906년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가 탄생하게 되었다.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인 ‘제중원<해부학>’은 일본 해부학자 이마다 쓰카누(1850-1889)의 <실용해부학>권1~3(1888)을 김필순이 우리말로 번역하고 에비슨이 교열해 1906년에 펴낸 책이다. 



의학을 주제로 한 전시는 기존에 수차례 열렸다. ‘몸’에 대한 우리말과 문화의 역사를 조명한 전시란 점에서 국내 최초라 하겠다. 아울러 ‘제중원 <해부학>’과 함께 18개 기관 소장유물 127건 213점이 전면적으로 공개되는 이번 특별전은 규모 면에서도 전례가 없다. 개화기에 한글로 번역된 해부학 교과서를 통해 낯선 서양의학과의 만남이 몸에 대한 우리말과 전통적 사고를 어떻게 바꾸게 되었는지 그 도입과 변화, 확산의 과정을 선보인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몸의 시대를 열다’는 몸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 서양의학의 관점 차이를 비교한다. 1876년 개항 이후, 전통의학과 근대 서양의학의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면서 새로운 몸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사람의 몸을 열어 아픈 부위를 고치고 다시 꿰매는 서양의 외과 치료는 조선인들에게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주었다.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근대 서양의학을 받아들이는 일은 단순히 몸을 치료하는 문제를 넘어 몸에 대한 근본적인 세계관의 변화와 관련된 일이다. 이 전시는 개화기 전통 의학과 서양 의학의 인식 차이와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2부 ‘몸을 정의하다’는 한글 창제 이후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몸을 가리키는 우리말의 변화상을 선보인다. 몸에 대한 우리말과 문화,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진 말들을 볼 수 있다.

3부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는 김필순과 에비슨이 펴낸 제중원『해부학』을 소개하고, 개화기에 발간된 여러 종류의 한글 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아 그 의의를 살펴본다. 제중원과 세브란스병원 의학교는 한글 의학 교과서를 활발하게 펴냈다. 기록상으로는 30여 종이 출판되었다고 하나 현재 전하는 것은 14종이며, 이번 전시에 모두 선보인다.

한글 의학 교과서들은 대부분 영어나 일본어 책을 번역한 것으로, 새로운 개념을 우리말로 전달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전시 해설>을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14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다.

 

K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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