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법, 간첩 몰려 '징역 15년' 80대…45년만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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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간첩 몰려 '징역 15년' 80대…45년만에 '무죄'

김광호
기사승인 : 2019-10-11 10:42:03
법원 "수사권한 없는 보안사가 수사…검찰·법정서 자백했어도 무죄" 박정희 정부 시절 육군보안사령부(보안사)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던 80대가 재심을 통해 45년 만에 무죄를 인정받았다.

법원은 민간인에 대한 수사권한이 없는 보안사가 민간인을 불법 체포해 경찰 대신 수사했다면, 이후 경찰에서 수집된 증거는 물론 검찰과 법정에서 한 자백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자료사진 [정병혁 기자]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5년 형이 확정됐던 81살 정모 씨의 재심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씨는 지난 1973년 반국가단체인 '재일조선인 유학생동맹 중앙본부'에 가입해 북한 지령을 받고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보안사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민간인인 정 씨를 경찰이 수사한 것처럼 꾸몄지만, 사실상 보안사 수사관이 직접 수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는 1974년 징역 15년 형을 확정받아 수감생활을 했고, 이후 2016년 "불법 수사로 유죄를 받았다"면서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는 "일반인 피고인에 대해 수사권한이 없는 보안사 소속 수사관이 실제로 한 경찰 수사는 절차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정 씨가 검찰 수사에서 자백한 것에 대해서도 "압박이나 정신적 강압 상태에서 경찰 수사단계와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검찰에서도 한 것이라고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법정에서 한 진술 역시 "공소사실 대부분을 허위로 자백했다고 의심된다"며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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