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20년 옥살이' 화성 8차사건 윤씨 재심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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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옥살이' 화성 8차사건 윤씨 재심 청구

주영민
기사승인 : 2019-11-13 11:09:19
이춘재 자백·체모 감정 오류 가능성·수사기관 불법행위 이유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52) 씨가 재심을 청구했다.

윤 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 소속 변호인은 유력 용의자 이춘재(56)의 자백이 구체적이고 사실에 부합하고 1989년 수사 당시 폭행과 강압, 진술서 조작이 있었다는 점을 재심 청구의 이유로 들었다.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윤모(52) 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심경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변호인단은 13일 오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 3층 대강당에서 재심청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윤 씨의 재심청구를 통해 20년 억울한 옥살이를 밝히는 것 뿐 아니라 사법 관행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기자회견 후 수원지법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윤 씨의 재심 청구 사유는 △이춘재의 자백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체모 감정 오류 가능성 △수사기관의 불법행위 등 3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이춘재가 최근 경찰에 한 자백이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8차 사건을 자백하면서 장갑을 끼고 목을 조르는 등 구체적인 범행을 진술했다.

특히 이춘재는 사진기록으로 남은 피해자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를 진범으로 지목한 증거인 체모에 대한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도 오염가능성이 크고, 통계상 믿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당시 수사팀의 폭력·강압수사도 재심 청구의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윤 씨는 1989년 7월 체포 당시 미란다원칙(용의자나 피의자 등 수사 대상에게 보장되는 권리) 고지를 받지 못했고 구속 영장 발부까지 불법 구속상태에서 감금당했다는 게 변호인단 측의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화성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수많은 가혹행위를 하고 허위자백을 받았다"고 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당시 13살) 양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범행수법이 다른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달랐다는 이유로 모방범죄로 결론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윤 씨의 지문과 체모가 나왔고 그가 범행 정황을 상세히 자백했다는 이유로 1989년 7월 검거해 범인으로 발표했다.

유전자(DNA) 분석기법이 없었던 당시 경찰은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을 통해 윤 씨의 체모와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결국, 윤 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하지만 최근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하면서 '진범 논란'이 제기됐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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