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성난 작가들 "출판권은 저작권 위에 군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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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작가들 "출판권은 저작권 위에 군림할 수 없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0-02-03 16:52:53
한국작가회의 저작권 침탈에 대한 성명서 발표
이상문학상 불공정성 문제로 제기된 작가들 항의
지원하며 작가 권익 옹호 차원에서 출판사들에 경고
▲이상문학상 불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절필선언을 한 윤이형 씨를 비롯해 김금희 조해진 최은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많은 문인들이 공정한 저작권 확보 해시태그 운동에 나서고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문학사상 출판사가 주관하는 이상문학상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작가들이 수상을 거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지난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던 윤이형 씨가 절필선언을 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윤 씨의 선언에 자극을 받은 작가들이 공감을 표시하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경자)도 3일 성명을 발표하며 작가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한국작가회의는 "최근 불거진 문학사상사의 이상문학상 운용과 관련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는 작가들의 목숨과도 같은 저작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 행위이며 나아가 작가의 인격과 명예에 대한 모욕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출판권은 저작권 위에 군림할 수 없는 권리이며, 저작권을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하는 출판 행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천명한다"면서 "문학사상사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며 동시에 이와 비슷한 문학상제도를 운영하는 출판사들에게도 더 이상 저작권과 작가정신을 훼손하거나 강탈하려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국작가회의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문학사상사의 저작권 침탈에 대한 한국작가회의 성명서

한국작가회의는 최근 불거진 문학사상사의 이상문학상 운용과 관련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는 작가들의 목숨과도 같은 저작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 행위이며 나아가 작가의 인격과 명예에 대한 모욕임을 분명히 밝힌다. 출판권은 저작권 위에 군림할 수 없는 권리이며, 저작권을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하는 출판 행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천명한다. 저작권과 출판권은 수레바퀴처럼 한 방향으로 함께 굴러가야 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크게 구르기를 욕망하는 순간 수레가 기울고 방향이 틀어질 수밖에 없음을 이번 사태는 확인해주고 있다.

1972년 제정된 이래 43회의 수상작품집을 낸 이상문학상의 전통과 권위는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 이룩된 것이 아닌, 작가 이상(李箱)과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작가-출판사-독자' 모두가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따라서 문학상 운영은, 작가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한국문학의 성장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취지 이외에 어떠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도 문학사상사는 이상문학상을 운용하는데 불공정한 독소조항을 끼워 넣음으로써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탈하였다. 알려진 대로 문학사상사는, '이상문학상 대상뿐 아니라 우수상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며, 수상작을 개인 작품집 표제작으로 쓸 수 없다'는 조항이 삽입된 계약을 수상자들에게 요구했다. 대상 수상자에게 요구해왔던 저작권 침해 행위를 넘어서서 우수상 수상자들에게까지 그 굴레를 씌우고자 했던 것이다. 이는, 밤을 지새우며 한 땀 한 땀 문장을 새겨온 작가들의 예술혼을 한순간에 뭉개버린 것 아닌가. 

이와 같은 행태에 항의하여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소설가가 수상을 거부하였고, 2019년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소설가는 치욕을 못 이겨 절필을 선언하였다. 이후 수많은 동료 작가들이 이 상의 수상과 문학사상사의 청탁을 거절하고 출판사 업무에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우리 작가들의 작가정신이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문학사상사 측은 그저 이 사태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작태는 작가와 출판계, 그리고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뿐이다.

이에 한국작가회의는 문학사상사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며 동시에 이와 비슷한 문학상제도를 운영하는 출판사들에게 권고한다. 한 작가의 저작권은 열정과 피땀이 고인 생명체와도 같으니 더 이상 저작권과 작가정신을 훼손하거나 강탈하려 하지 말라. 이번 문학사상사의 문학상 운용처럼 출판권이 과도하게 남용되는 사례들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것이다. 

2020년 2월 3일

한국작가회의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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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문학전문기자. 일간지에서 30년 가까이 주로 문학전문기자로 일함. 1998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발표.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장편 '사자가 푸른 눈을 뜨는 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 한무숙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 무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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