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씨 마른 천산갑, 왜 '신종코로나 중간숙주'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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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마른 천산갑, 왜 '신종코로나 중간숙주' 됐나

조채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0-02-10 21:15:09
중국에선 '자양강장제'…한마리 '170만원' 밀수 성행
전 세계 8종, 2014년 총 개체수 20% 이하로 급감

천산갑이 인간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한 중간 숙주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국내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말레이시아에서 밀수된 천산갑 [AP 뉴시스]


중국 화난농업대학은 지난 7일(현지시간) 언론 발표회에서 "천산갑에서 나온 균주 샘플과 확진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 서열이 99%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천산갑은 개미나 흰개미를 먹고사는 야행성 포유동물이다. 천산갑이라는 이름이 '산을 뚫는 갑옷(穿山甲)'이란 뜻을 가진만큼 ​이마에서 꼬리 끝까지 모두 딱딱한 비늘로 덮여 있는 외양이 특징이다. 크기는 종에 따라 다양하지만 몸 길이 30cm~1m, 무게는 약 1.8kg에서 33kg까지 나간다. 전 세계적으로 총 8종인 천산갑은 중국 남부, 대만, 미얀마, 말레이시아, 네팔, 인도, 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또한 천산갑은 겁이 많고 공격성이 낮으며 잡히면 동그랗게 몸을 마는 속성이 있어 비교적 사냥이 쉬운 야생동물에 속한다.
 
천산갑은 건강에 특효?

화난사범대학 생명과학학원 우스바오(吴詩宝) 교수에 따르면 천산갑은 저장성 등 ​중국의 남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우 교수는 지난 2017년 2월 15일 저장신문(浙江新闻)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천산갑인 '중화 천산갑'은 이미 1990년대 중반에 다 멸종됐다"라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중국 천산갑 멸종의 이유는 식용과 약용 그리고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다. 하지만 환경적인 영향보다는 '잡아먹힌' 천산갑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약학 사전인 <중국약전(中国药典)>은 말린 천산갑의 비늘이 젖을 돌게 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며 고름을 멎게 하고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천산갑 '고기'에 대한 효능은 검증된 바 없다.

그럼에도 천산갑의 고기와 비늘은 자양강장제로 알려지고 고급 식자재로 여겨졌다. 동양 문화권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진 용과 비슷한 생김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1960년대부터 2004년까지 중국 내 천산갑의 숫자가 89~94%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 지난 2017년 5월 8일 말레이시아 세팡에서 세관 당국이 압수한 천산갑 비늘. [AP 뉴시스]


중국인들은 동남아, 아프리카 천산갑에도 손을 뻗쳤다. 인도네시아의 천산갑은 1990년대까지는 주로 핸드백이나 신발을 만들 가죽을 얻는 용도로 쓰였다. 그러나 중국의 천산갑이 멸종 위기에 처한 시점인 200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 천산갑의 비늘과 고기, 내장에 대한 국외의 수요가 늘면서 밀렵이 크게 늘어났다.​

​천산갑은 2000년 이후 100만 마리 이상이 불법으로 거래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동물이 됐다. 당시에 우 교수는 매년 30만 마리의 천산갑이 중국 대륙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천산갑 불법 거래 시 어떤 처벌받나
 
국제자연보호연맹은 2014년 전 세계 천산갑의 야생 개체수가 21년 만에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히며 천산갑 8종 전부를 '취약종'과 '멸종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2016년 9월 사이테스(CITES: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회의에서 천산갑 8종에 대한 거래 금지안이 통과됐다. 사이테스를 체결한 국가는 국제멸종위기종의 보호를 위해 야생동물 국제거래에 일정한 규제를 받는다.

한국은 1993년에 사이테스에 가입한 나라다. 국제적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천산갑은 4838종 이상의 동물, 2만9592종 이상의 식물이 속한 부속서Ⅱ에 속한다. 부속서Ⅱ에 속하는 동·식물군은 국립생물자원관의 검토 후 상업·학술·연구목적의 국제거래가 가능하지만 일정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제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관세법의 적용을 받는다. 또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중국 역시 1981년 사이테스를 체결했으며 천산갑을 국가중점보호동물로 지정했다. 2016년 천산갑 거래 금지안이 통과된 이후 2017년부터 시행된 야생동물 보호법에 의해 천산갑의 생산·사용·가공·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국가중점보호종으로 지정된 야생동물을 불법적으로 사냥·살해·운송·가공·매매하는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그런데도 천산갑 밀수 거래는 끊이지 않는다. 여전히 고급 식재료로 수요가 있고 매우 비싼 가격에 매매되기 때문이다. 우 교수에 따르면 천산갑 밀수입 가격은 한 마리에 몇백 위안 수준이지만, 일단 들어오면 1마리 당 1만 ​​​​위안(약 170만 원) 선에서 거래된다. 1마리 당 최소 10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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