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개강 늦춰진 대학가 '시끌'…"등록금 인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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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늦춰진 대학가 '시끌'…"등록금 인하해 주세요"

김형환
기사승인 : 2020-03-09 16:19:29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하 건의서 올려
온라인 불가능한 실기·실험·실습 수업 대안 요구
교육부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감액 힘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개강 연기 및 온라인 수업 강의가 결정되고 이에 따라 기숙사 입사 시기도 늦춰지며 학생들은 등록금과 기숙사비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게시된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라는 제목의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원인은 "대학들이 개강을 3월 16일로 연기하고 있다. 또 3월 16일부터는 2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은 종강을 단축해 기존 16주 수업을 14~15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수업 감축과 온라인강의에 대한) 등록금 인하는 없었다"며 "등록금 인하를 적극 검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등 27개 총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지난 3일 코로나19 대응 대학가 대책과 관련해 전국 대학생 1만261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1만570명(83.8%)이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양대학교에 재학 중인 A(18·여) 씨는 "입학 후 첫 학기인데 기초를 다져야 할 중요할 시기에 수업 시간이 줄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니 기초를 못잡을까 두렵다"며 "등록금이라도 인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실기·실험·실습 등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가 불가한 수업에 대한 대안이 없어 불만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6233명(49.4%)에 달했다.

실제로 다수의 대학은 실기·실험·실습 수업을 4월로 미뤄 평일 아침·밤과 주말·휴일 등을 이용해 보강을 하거나 해당 수업에 한해 종강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실기·실험·실습 수업을 수강하기로 한 학생들은 불만이 크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B(23·남) 씨는 "프로그래밍 수업은 인프라가 구축돼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업이다. 온라인 강의는 불가능하고 보강이나 종강이 늦어지는 방향은 일정을 완전 꼬이게 만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영우(22·남) 씨는 "등록금 환불은 어렵더라도 학교에서 등록금 환불이 왜 힘든지 설명하고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최선의 교육을 이행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등록금 관련 불만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등록금 반환 및 감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지난달 28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과 코로나 19 대응 및 등록금 감액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전대넷은 지난달 28일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과 '코로나19 대응 및 학생 요구사항'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전대넷에 따르면 교육부는 면담에서 등록금 감액 등을 요구하는 학생 대표들에게 '법적으로 등록금 반환은 어렵다' '세세한 부분에 대한 권고를 하는 것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수업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 학교도 있고 없는 학교도 있다"며 "온라인 수업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학교의 경우 오히려 재정적 부담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교육부에서 일선 대학으로 일괄적 권고안을 내릴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 대학 관계자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고해서 재정적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며 "방역, 학생관리 등 오히려 재정적 부담이 늘어난다"고 답변했다.

기숙사비와 관련한 학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서강대학교의 '곤자가 국제학사' [서강대 홈페이지 캡처]


서강대학교는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강의 실시로 인한 2주 입사 지연은 차액 환불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개강 연기로 인해 입주가 미뤄지는 14일치에 대한 환불은 가능하지만 온라인 강의 진행으로 인해 입사가 지연되는 14일치는 돌려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서강대학교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 학생은 "지연 입사 선택자에게는 기숙사에 살지 않음에도 환불을 일괄적으로 불허하고 있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매우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한양대학교 등 다수의 대학은 기숙사 입사일을 일괄적으로 늦춰 환불을 결정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등은 기숙사 입사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선택에 따른 차급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의 이러한 결정에 학생들은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전대넷의 설문 조사 결과 기숙사 입사 기간 조정으로 인해 주거 불안을 겪고 있는 학생은 16.2%(2042명)에 달했다. 해당 설문 조사가 기숙사 입사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자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서울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 입사 예정이었던 지방 출신 C(21·남) 씨는 기숙사 입사일이 연기되며 일정에 변동이 생겼다며 불만감을 표출하고 있다. C 씨는 "기숙사 입사가 미뤄지면서 다니려 했던 학원을 못다니고 있다"며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자취방이라고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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