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연쇄살묘범'의 고양이 입양 막을 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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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묘범'의 고양이 입양 막을 길 없나

김진주
기사승인 : 2020-04-14 18:20:15
'동물학대자의 소유권 제한'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라
연쇄살묘범 "고양이 뺏겼다" vs 동물자유연대 "합법적 절차"

"동물학대자의 소유권 및 양육권을 제한해야 한다."

동물권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강조돼온 사안이다. 이번 21대 총선 공약에도 포함된 '동물학대자의 소유권·양육권 제한'은 최근 '시껌스 사건'으로 한층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 사건의 가해자 김모(50대) 씨가 연쇄적으로 고양이를 살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고양이들을 입양하려고 했던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 김 씨는 고양이 2마리를 살해한 직후 고양이 '삐삐'를 입양했다. 삐삐는 동물자유연대에 구조됐다. [R 씨 제공]


김 씨는 지난해 6월 25일, 화성 주민 박(60대) 씨와 K(60대) 씨의 반려묘 '시껌스'를 살해했다. 그리고 다음날 길고양이를 살해한 후 사체를 하천에 유기했다. 이렇게 이틀 연속 고양이 2마리를 살해한 직후 고양이 '삐삐'를 입양했다. 삐삐는 동물자유연대에 의해 구조됐으나 이후에도 김 씨가 온라인 사이트, 펫샵 등을 통해 계속 고양이 입양을 시도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김 씨는 지난 1월 16일, 4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될 때도 고양이 2마리를 집에 방치했다.

지난 1월 22일 김 씨는 4개월형을 거부하고 항소했다. 이에 4월 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김 씨는 법정에서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내 고양이를 동물자유연대에서 빼앗아갔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방청객 J(40대) 씨는 "고양이 2마리를 연속살해한 사람이 고양이를 키워도 되느냐"라며 반박했다.

항소심 법정에서 "시껌스의 목덜미를 잡아 던져서 죽인 적이 없다"라고 진술한 김 씨는 증거자료로 제출된 동영상에서 자신이 시껌스를 던지는 모습이 나오자 판사에게 "나는 꼬리를 잡아서 던진 것이지, 목덜미를 잡은 적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씨는 자신의 다리에 난 상처를 보여주며 "시껌스가 할퀴어서 겁이 나 던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피해자 박 씨는 "증거 동영상을 보면 자고 있던 시껌스를 살해한 것을 알 수 있다. 김 씨의 상처는 시껌스를 죽인 다음 날, 다른 고양이를 살해할 때 생긴 것"이라며 김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씨는 재판 3일 후인 지난 10일 항소를 취하했다. 박 씨는 "항소를 취하한 정확한 이유를 관할부서에 확인하려고 했지만 통화가 안됐다"며 "김 씨가 법정에서 한 거짓말 때문에 가중처벌될 것이 두려워 취하한 것 같다"라고 짐작을 밝혔다.

▲ 4개월형을 받고 지난 1월 16일 법정 구속된 김 씨의 집에 방치됐던 몰랑이(앞)와 쫄랑이(뒤). 동물자유연대 측에서는 "두 마리 모두 현재 입양돼 잘 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피해자 K 씨 제공]


동물자유연대 김민경 활동가는 "고양이를 빼앗겼다"라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그 고양이들은 소유자였던 김 씨가 법정에 구속되면서 '사육포기동물'로 접수돼 화성시가 인계했다. 이후 정식절차를 거쳐 우리 단체로 넘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활동가는 "그 고양이들은 입양돼 잘 지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재판을 방청했던 동물보호단체행강 최혜은 활동가는 "김 씨는 고양이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과거 행적을 볼 때, 앞으로도 고양이 입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화성시민 B(40대) 씨도 "5월이면 출소할 텐데, 현행법상 김 씨의 동물 입양을 막을 길이 없다. 더 교묘한 방식으로 학대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4개월형을 거부하고 항소한 김 씨는 항소심 재판 3일 후 항소를 취하했다.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법원 홈페이지 캡처]


K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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